7.2 조기 총선의 선거 켐페인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는 양당 구도에서 여야의 지지율이 팽팽하다. 뉴스폴(Newspoll)은 연립 49: 노동당 51, 갤럭시(Gallaxy Poll)는 50-50, 입소스(Ipsos Poll)는 연립 51: 노동당 49를 나타냈다. 

역사적으로 총선 전 여론조사가 비슷하다(close)였지만 실제 선거 결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사례도 많았다. 1998년 총선 전 여야 여론조사는 노동당 51: 연립 49였다. 선거 결과는 연립 80석, 노동당 67석, 무소속 1석으로 연립 여당이 12석 우위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1990년(연립 50.1 : 노동당 49.9) 총선에서는 노동당이 78석으로 승리했다. 연립은 69석을 차지했다. 1987년 호크 정부 두 번째 총선(가장 최근 조기 총선)에서 여론조사는 노동당 50.8: 연립 49.2의 막상막하였지만 선거 결과는 호크 정부가 24석 우위로 낙승을 거두었다.  
2010년 노동당 50.1: 연립 49.9으로 팽팽했었는데 총선에서 노동당 72석, 연립 73석(서호주 국민당의 토니 크룩을 연립으로 분류)의 결과가 나왔다. 길러드 총리가 무소속 3석 중 2석 지지 확보로 ‘소수 정부(a hung Parliament, 약체 내각)’가 출범했다. 약체 내각은 하원 150석 중 여야 모두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해 무소속이나 군소 정당 의원들과 연대로 소수 정부를 구성해 집권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998년과 2010년 총선에서는 야당으로 지지율 반등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재선에 성공했다. 지지율 상승은 현상 흔히 ‘2학년 현상’으로 불리는 ‘서포모어 상승(sophomore surge)과도 연관이 있다. 집권 1기의 여당이 두 번째 선거에서 지지율 상승으로 재집권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이 2016년에도 반복될 수 있다. 호주 선거에서 집권 1기 만에 퇴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선거 전문가들은 만약 여야가 50:50이면 연립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노동당으로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3.5% 반등(swing)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노동당이 51, 연립 49인 상황이면 약체 내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방 하원에서 유일한 녹색당 소속인 아담 밴트 의원은 9일 Q&A 패널로 출연해 “올해 총선에서 다시 약체 내각 상황이 되면 녹색당은 노동당과 소수 정부(a minority government)를 구성할 의향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빌 쇼튼 야당 대표는 “꿈을 꾸고 있다(dreaming)”면서 즉각 일축했다. 그러나 연립과 노동당이 모두 과반 획득에 실패하는 상황이 생기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소수 내각을 구성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0년 총선 후 노동당(줄리아 길러드 총리)과 야당인 자유-국민 연립(토니 애봇 야당 대표) 모두 무소속 의원들 3명을 상대로 처절한 구애작전을 펼치며 소수 내각 구성에 매달렸었다.   

정치에서 1주, 1달은 상당히 긴 시간이다. 특히 선거에서는 더욱 그렇다. 앞으로 약 7주 남은 켐페인 기간 동안 여론조사에서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호주 여론조사의 정확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총선 켐페인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현재의 대등한 여야의 지지율이 7주 후 총선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또 한 번의 약체 내각’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케빈 러드 총리를 퇴출시킨 줄리아 길러드 총리가 2010년 총선에서 무소속 의원들과의 연대로 힘겹게 소수 내각을 만들어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정국 불안정이 계속됐다. 지난 4년 동안 호주는 5명의 총리(러드-길러드-러드-애봇-턴불)가 ‘더 롯지(켄버라 총리 관저)’를 들락날락하며 정치권 불안정 상태를 반복했다.
약체 내각은 정국이 안정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가급적 피해야 한다. 경제와 사회에 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호주는 불과 6년 만에 ‘또 한 번의 약체 내각’을 감당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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