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더튼 이민장관

“총선 겨냥 의도적 비난” 의혹도 

“난민 유입수를 크게 늘릴 경우, 막대한 관련 경비가 지출되어야 한다. 특히 실업수당과 메디케어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또 많은 문맹 상태인 난민들이 호주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다”

18일 피터 더튼 이민장관의 스카이뉴스 대담 내용이 정치권에서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야당의 난민 유입 증대 요구와 관련, 더튼 장관은 “다수의 난민 출신들이 호주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갖는다. 많은 난민들은 영어는 고사하고 모국어에서도 문맹률이 높다. 이들이 (호주에 입국하면) 호주인들의 일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수가 실업자 대열에 머물 것이며 실업수당과 메디케어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게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켐페인 기간 중 터져 나온 이민 장관의 난민 공격 발언에 야당은 일제히 강력히 비난을 하고 있다. 더튼 장관의 느닷없는 강경 발언이 총선 켐페인에서 ‘난민 카드’로 여당이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적인 공격일 수 있다는 의혹도 있다. 

빌 쇼튼 야당 대표는 “폴린 핸슨이 기뻐할만한 공격적인 발언”이라고 성토했다. 크리스 보윈 야당 재무담당 의원은 “호주에 있는 수십만명 난민들은 열심히 일하며 그들과 자녀들은 교육을 받고 있다. 그들은 이민 장관의 코멘트에 대해 정 떨어져서 고개를 흔들 것”이라고 반박했다. 녹색당의 이민.난민 담당인 사라 핸슨-영 상원의원은 “야비하고 역겨운 코멘트”라고 비난했다.   

반면 말콤 턴불 총리와 줄리 비숍 외교장관은 더튼 장관을 두둔하고 나섰다. 턴불 총리는 “난민들은 전쟁(내전) 상황에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례가 많다. 따라서 상당한 재교육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막대한 비용이 요구된다. 더튼 장관의 발언 요지도 이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 600여일동안 단 한 척의 난민선이 호주에 입국하지 않았다. 더튼은 탁월한 이민장관”이라고 주장했다. 비숍 외교장관도 “더튼 장관 발언의 핵심은 난민 재정착으로 상당한 비용이 초래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더튼 이민장관의 코멘트 중 난민들의 다수가 문맹이라는 주장은 2011년 연방 사회서비스부(Department of Social Services) 보고서와 크게 다르다. 이 보고서는 “인도주의 항목으로 온 난민 출신들의 75%가 최소 고교수준의 교육을 받았고 35%는 전문대 또는 대학 졸업 자격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토니 애봇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호주가 12,000명의 시리아 난민을 추가로 유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관련 경비가 7억 달러로 추산됐다. 연방 정부는 난민 유입수를 2019년 18,750명으로 늘릴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노동당은 10년 사이 27,000명으로 증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녹색당 연간 난민 유입을 현재 13,750명에서 5만 명으로 대폭 증대를 촉구했다. 그러나 더튼 장관은 대담에서 “난민수 급증은 메디케어와 복지수당을 지급하는 센터링크에서 많은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하며 야당의 주장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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