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인 뒤에 숨어 공포감 조성” 야당 반박

총선 2주차인 이번 주 여야 논쟁의 주요 아젠다는 네거티브기어링과 법인세 인하, 난민 정책 등이었다. 특히 네거티브기어링을 놓고 여야가 다시 한번 충돌했다.

15일(일) 오지홈론 창업자인 부호 존 사이몬드(John Symond)가 네거티브기어링 논쟁에 불을 질렀다. 채널 7 선라이즈(Sunrise)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이몬드는 “만약 2017년 7월부터 노동당이 공약한 네거티브기어링이 신축 주택으로 제한될 경우, 집값 폭락 여파로 호주에 경제 불황(recession)이 올 수 있다”는 경고로 야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집값이 10%, 20% 아니면 그 이상 폭락할지 아무도 모른다. 투자자 모두가 두려워하면서 도망치는 현상(stampede)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호주 경제를 떠받친 주택산업이 ‘아마겟돈(Armageddon, 최후의 대결전)’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야당은 사이몬드가 말콤 턴불 총리를 대신해 노동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네거티브기어링 신축 주택 제한을 흠집내기위해 나선 것이라면서 강력히 성토했다. 

야당의 시드니서부 담당인 에드 후시크(Ed Husic) 의원도 원색적인 표현으로 반박했다. “턴불과 같은 억만장자 부호인 존 사이몬드가 한통속이 되어 그들의 이익을 챙기는 것은 수치다. 매우 많은 시민들이 시드니에서 첫 내집을 매입하려고 힘들게 계약금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사이몬드가 턴불 총리를 대신해 터무니없는(outrageous) 주장을 펼쳤다”라고 비난했다. 

존 사이몬드

사이몬드의 15일 주장은 과거와 달라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11월 ABC 방송의 큐 앤드 에이(Q&A)에 출연해 “현행 네거티브기어링 제도는 불공평(unfair)하다”면서 제도 개혁을 주장했다. 그는 “네거티브기어링 세제는 고소득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 

균형적이 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 제도는 고소득층에게 거액의 이자 부담에 대한 세제혜택을 주면서 수백만 달러 집을 사기위해 고안된 제도가 아니다. 서민들의 임대 주택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현행 제도는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며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이몬드는 또 주택난 완화를 위해 정부가 주택 필지 공급을 확대하고 택지 분필(subdivisions) 관련 세금 및 비용 삭감을 촉구했었다. 지난 15일 발언과는 상당한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빌 쇼튼 야당대표는 사이몬드의 이같은 모순된 주장을 비난하면서 그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사이몬드는 노골적으로 정치적 지지 성향을 드러낸 재력가다. 네거티브기어링 발언에서도 3년 전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턴불을 돕고 있다. 정치기부금에서도 그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연립에 45만 달러를 기부한 반면 노동당(ALP)에는 2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비난했다.   

사이몬드는 비은행권 홈론대출기관 중 가장 큰 회사로 오지홈론을 성장시킨 후 코먼웰스은행에 매각해 막대한 돈을 벌었다. 호주 최고 부촌인 시드니 포인트 파이퍼(Point Piper)에 수천만 달러 상당의 초호화 저택에 살고 있는 그는 호주 정치인 중 최고 재력가 중 한 명인 턴불 총리와 이 동네의 이웃이다. 토니 애봇이 총리직에서 퇴출된 지난해 10월 사이몬드는 턴불 총리를 위해 그의 하버사이드 저택에서 1인당 무려 $2,500짜리의 자유당 후원 만찬을 주관해 관심을 끌었다. 

지난 13일(금) 시드니 북서부 윈저 RCL클럽에서 열린 여야 대표 총선 포럼에서 턴불 총리는 사이몬드를 부동산 시장의 권위자로 인용하며 야당의 네거티브기어링 제한 공약을 시한폭탄 뇌관을 건드리는 위험한 행위로 공격했다. 턴불 총리는 “네거티브기어링이 야당 제안대로 신축 주택으로 제한될 경우, 임대비 상승과 임대 주택 공급 하락, 결과적으로 집값 폭락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주중앙은행(RBA)은 몇 년 전 내부 메모에서 “네거티브기어링이 경제에 손실을 주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15일 첫 공개 토론을 한 말콤 턴불 총리와 빌 쇼튼 야당대표

존 사이몬드에 앞서 호주 최대 상업용부동산 개발회사인 스톡랜드(Stockland)의 마크 스테이너트 대표도 “노동당의 주택 정책이 전체 호주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불황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일간지 AFR(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리뷰)지와 대담에서 그는 “주택매입여력에 변화가 생기면 가격인하(depression)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부동산 시장이 호주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작은 변화라도 정서적으로 전체 경제에 파급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은 호주인의 자산에서 6조5천억 달러($6.5 trillion)를 차지한다. 이처럼 규모가 막대하며 많은 사람들이 관계돼 있어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네거티브기어링 제한으로 사람들이 가난해진 느낌을 받으면 소비, 고용을 줄이고 대출도 줄면서 부정적인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주택 매입여력은 공급으로 조절해야한다.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최대 자산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매입여력을 조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인세 인하 수혜자는 미국 IRS”

한편, 진보성향의 싱크탱크인 오스트레일리안 인스티튜트(Australian Institute)는 턴불 정부가 현재 30%인 법인세를 점진적으로 25%까지 낮출 계획을 예산안에서 발표한 것에 대해 “미국의 법인세가 35%인데 호주 법인세가 25%로 10% 차이가 날 경우, 현재 호주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호주에서 내는 세금을 줄이고 미국에서는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돼 미 세무당국(IRS)에 수십억 달러의 세수 증대 효과를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연구소의 벤 오퀴스트(Ben Oquist) 이사는 “예산안에 발표된 법인세 인하의 유혹은 희망 사항이 될 뿐이며 법인세가 25%가 되는 2026-27년 호주의 세수 손실이 거의 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반면 IRS에는 미화 81억 달러의 세수를 늘려줄 것이다. 따라서 호주의 법인세 인하로 미국 세무당국이 수혜자로서 이득을 볼 것”이라고 비판적인 전망을 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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