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주요 민간 방송사가 한국 여행 중 성폭행 당한 호주 여성의 사건을 보도하며 한국의 비뚤어진 성문화와 위험성을 경고했다.

채널9의 시사고발프로 ‘60분’은 22일 애들레이드 출신의 매트너 씨(25세)가 서울을 방문했다가 약물 탄 음료를 마시고 납치, 성폭행 당한 후 한국 경찰의 미온적인 대응에 실망해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직접 나선 실상을 보도했다.

매트너 씨는 지난해 9월 휴가차 서울을 방문했다가 혼자 홍대 인근의 한 술집을 찾아 3잔의 음료를 마시고 어지럼증을 느낀 후 정신을 잃고 한 낯선 남성에게 택시로 납치돼 호텔에서 성폭행 당했다.

매트너 씨는 택시 안에 있을 때와 한 남성이 호텔 침대에서 자신을 성폭행하고 있을 때 잠시 정신이 들었을 뿐이다. 다음날 아침 알몸으로 눈을 떴을 때는 지갑의 돈도 몽땅 털리고 없었다. 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3명의 남성이 범행에 연루됐다.

● 한국 경찰 성폭행 피해 사건 미온적 대응 = 매트너 씨는 즉시 경찰 신고 후 약물과 성폭행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약 10시간에 걸친 다양한 검사와 질문을 받는다. 그는 “저의 처신에 문제가 있는 듯한 매우 모욕적인 태도로 경찰이 질문했다”고 밝혔다.

매트너 씨는 또 경찰이 성폭행 처벌을 위한 적절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DNA 증거도 재취하지 않았으며 음료의 약물 검사도 하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심지어 용의자 신상까지 넘겨줬지만 경찰은 그가 당시에 한국에 없었다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매트너 씨는 범인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호주에서 온라인 모금운동을 전개해 모은 1만 8000달러로 한국에서 사건 관련 증거를 수집해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용의자를 상대로 법정 싸움에 들어갔다.

매트너 씨는 “한국의 경찰과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잃은 후에 저는 가족과 함께 런던에서 사법정의를 추구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에서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연루된 이런 사건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 역겹다. 여성을 의도적으로 노리는 전문적인 남자들에게 너무나 쉽게 희생당할 수 있는 현실이 소름끼친다”고 비판했다.

60분은 “경찰의 대우는 그녀에게 그날 밤만큼 정신적 충격을 줬다. 여성이 외출해서 음주하고 춤췄다면 피해자를 손가락질 하는 문화가 한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경찰은 성범죄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 문화를 갖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국인이 아니었을 때 경찰은 더욱 무관심해진다”고 꼬집었다.

매트너 씨가 사건을 국제적으로 공론화 한 후 한국 경찰은 나이지리아인을 피고인으로 체포했지만 성폭행 혐의 대신 성희롱 혐의로 기소했다. 그녀가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성행위에 동의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 “한국, 성폭행 2% 이하만 재판 받아” = 60분은 이번 사건으로 한국의 열악한 성범죄 기록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밝혔다. 3월 한국의 후진적인 법규 개정으로 성범죄의 신고, 체포, 기소가 급증했다면서 외국인에 대한 성폭력 신고는 2008년 이래 40%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에서 성폭행은 10% 이하만 신고되고, 2% 이하만 재판을 받게 되며, 재판을 거친 성폭행 사건 중 약 10%만이 징역형을 받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병원은 성폭행 응급키트(rape kits)가 없고 심지어 의식이 없는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의 동영상을 실시간 방송하며 범행 동참을 요청하는 웹사이트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살인과 강도에 관한 한 안전한 나라일 수 있지만, 만약 여성 방문객이라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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