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집값 변동 추이

“호주의 집값이 2019-2020년 약 10%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캐피털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미국과 같은 주택시장 붕괴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집값 급등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피터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가장 우려되는 것은 향후 2년간 거의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호주의 집값이 2019-2020년 전면 하락하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호주의 주택시장이 국제금융위기(GFC) 직전의 미국 시장보다 주택가격 급락에 훨씬 더 취약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집값은 국제금융위기를 거치면서 30% 폭락했었다.

그는 “1990년 이후 350% 급등한 호주의 집값은 거품붕괴 전 140% 오른 미국을 능가한다”면서 “어떤 측면에서 보면 호주의 주택시장은 적어도 한창 붐일 때의 미국만큼 과대평가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호주와 미국 주택시장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호주의 주택대출 기준이 미국만큼 느슨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주택 대출자 중 10% 이하의 계약금(deposit) 비율이 호주는 9%이지만 주택시장이 활황일 때 미국은 29%에 달했다. 비우량주택담보대출(subprime-type loans)이 호주는 2%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최고 14%까지 상승했다.

데일스 분석가는 “만약 호주에서 미국과 같은 주택시장 붕괴가 일어난다면, 주택대출 기준이 더 느슨하고 은행들이 더 노출됐던 국제금융위기 당시에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3%, 2020년 5% 연속 하락” 
다만 데일스 분석가는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비록 아무리 빨라도 2018년까지는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겠지만, 결국 주택가격 하락의 기폭제는 기준금리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의 주택가격이 올해 4.5%, 내년에 2.5% 연속 인상한 뒤 2018년 제자리걸음 후 2019년 3%, 2020년 5% 연속 하락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2019-2020년 2년간 누적 하락률이 1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데일스 분석가는 비록 기준금리가 기록적으로 낮더라도 높은 가계 부채로 인해 주택대출 상환 원리금이 가계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이런 부담은 가중돼 주택담보대출을 상쇄할 자금을 저축해두지 못한 대출자들은 견뎌내기 힘들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만약 기준금리가 대폭 인상돼 원금까지 상환해야 되면 주택대출의 40%를 차지하는 이자만 갚는 대출(interest-only loans) 이용자들이 특히 취약해질 것”이라면서 “호주의 비교적 건실한 은행산업이 주택가격의 10% 이상 하락을 방지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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