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디 나탈리 녹색당 대표 등 의원들이 동성결혼 국민투표안에 반대한다는 당론을 재다짐했다

29일(월) 개원하는 새 의회에서 턴불 정부가 시행하려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국민투표법안이 상원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국민투표 시행안이 부결될 경우, 노동당이 집권하지 않는한, 향후 몇 년 동안 동성결혼 합법화안이 의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26일 리차드 디 나탈리 녹색당 대표 등 녹색당 의원들은 의회에 상정될 국민투표(plebiscite) 시행안에 반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국민투표 시행안에 대해 녹색당은 절대 반대한다. 인권에 대한 질문을 여론조사에 맡길 수 없다. 국민투표는 증오와 동성애혐오주의(homophobia) 홍보의 장이 되면서 국론분열과 막대한(수억 달러) 비용 초래 등 단점이 많다. 턴불 총리가 이 이슈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빌 쇼튼 야당대표는 지난 주 초 비슷한 이유를 거론하며 반대 의향을 밝히면서 “차기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해 정부가 교체되면 바로 의회 표결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투표안에 반대해 부결시킨 뒤 차기 총선에서 집권해 의회 표결로 통과하겠다는 계획이 당론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27일 쇼튼 야당대표는 턴불 총리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 그는 “턴불 총리는 스스로 국민투표를 지지하지 않는다. 동성결혼 합법화에 강경 반대 입장인 자유당과 국민당의 보수 강경파와 맞서는 것이 두렵게 때문에 의회 양심 표결대신 절충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왜 국민들이 총리의 나약함 때문에 막대한 비용과 국론 분열 등 후유증을 부담해야(pay for his weakness)하나?”라고 질문했다. 

그는 이어 턴불 총리의 전력을 거론하며 공격을 계속했다. “턴불 총리는 어려운 이슈를 더욱 꼬이게 만든 선수다. 지난 1999년 호주공화국운동(ARM) 대표 시절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어 결국 부결됐다. 통신 장관 시절에는 NBN(내셔날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꼬이게 만들었고 총리가 되서 지난 총선 전 상원 개혁(투표법)을 더 악화시켰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턴불 총리는 28일(일) 방송 프로그램 인사이더(Insiders)와 대담에서 “노동당이 국민투표안을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나는 국민투표를 지지하고 찬반 투표에서 아내 루시와 함께 찬성을 할 것”이라면서 야당에게 지지를 당부했다.

강경 보수 성향인 조지 크리스튼센(George Christensen) 연방 하원의원(자유국민당, 퀸즐랜드)은 27일 브리즈번의 기자 간담회에서 “나는 국민투표안을 찬성할 것이지만 현행 결혼법(the Marriage Act) 개정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노동당과 녹색당의 국민투표안 반대는 나를 포함한 많은 보수 성향 의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76석)에서 노동당과 녹색당이 반대를 할 경우, 국민투표안이 통과되려면 여당은 11명의 크로스벤치 의원들(무소속 및 군소정당) 중 9명의 지지가 필요하다. 3석을 갖고 있는 닉 제노폰 의원과 데린 힌치 의원도 현재 유보적인 입장이다. 만약 노동당(26석)과 녹색당(9석)의 반대에 NXT(닉제노폰팀, 3석)와 데린 힌치가 합류하는 경우, 과반+1석인 39석으로 법안 부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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