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내셔날 수출상 수상자(2008년)로 인사말을 한 강정민 사장

[한호 인터뷰] 타 안 타즈마니아 강정민 대표 

고강도 합판 'TPLY' 국내외 공급, ‘호주 수출상’ 수상 

산과 숲, 호수, 계곡이 많은 타즈마니아에서는 원목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지방 도로변에 거대한 크기의 벌목장과 묘목장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만큼 목재산업은 산림자원이 풍부한 타즈마니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주요 산업이다. 바로 그 중심에 타즈마니아 목재 산업에서 1위 기업인 타 안 타즈마니아(TA ANN TASMAIA P/L)와 강정민 사장(71)이 있다. 

타 안 타즈마니아는 강정민 사장이 말레이시아에 본사가 있는 타안(대안, 大安) 그룹과 일본 등 아시아계 자본 1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설립했다. 현재 3개 공장이 가동 중이다. 2007년 호바트 인근에 약 4천만 달러를 투자해 휴언 베니아공장(Huon mill)이 설립됐다. 1년 후 또 4천만 달러를 투자해 타즈마니아 북부 해안 도시 스미스톤 베니아공장(Smithton mill)을 가동했다. 지난해 스미스톤에 1700만 달러를 투자해 플라이우드 합판 공장(plywood manufacturing plant)을 신축해 고강도 합판을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타안합판을 의미하는 ‘티플라이(TPLY)’ 브랜드로 공급되고 있다. 상당량을 해외 시장으로 수출한다.

‘빌렛(billets)’으로 불리는 약 2-3m 길이의 짤막한 목재(short logs)를 로타리 테크놀로지를 통해 얇은 두께의 녹색 베니아판(green veneer sheets)으로 만들어 건조 공정을 거친 뒤 가로-세로를 여러 겹 겹치고 겉에 포장재를 씌워 매우 단단한 고강도의 합판이 제조된다. 타 안에서 제조된 초고강도 합판은 상당 부분 건축현장 자재로 사용된다. 
티플라이는 수입 대체 효과도 있다. 고급 합판은 주로 일본으로 수출을 한다. 2015년 수출 물량이 총 61,756m3(호바트항 33,337m3, 버니항 28,419m3)을 기록했다. 2008년 스미스톤 공장이 가동되면서 강 사장은 ‘타즈마니아주 수출상’, ‘호주 내셔날 수출상’을 받았다.

타 안 타즈마니아 스미스톤 합판공장(2016년)

목재업 경영자였던 부친으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은 강정민 사장은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호주에서 목재업 운영 35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는 부인 윤세순 씨(수필가)와 함께 1970년대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원목 개발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목재 관련 사업을 하던 중 1984년 1월 타즈마니아를 방문해 풍부한 산림자원을 확인하고 사업의 타당성 검토한 것이 호주와 인연의 시작이었다. 1985년 1월 가족과 함께 호바트로 이주했다. 

강 사장이 타안 타즈마니아를 가동하기까지 걸린 30여년은 ‘인고의 세월’이었다. 타지인들에게 배타적인 특성이 있는 타즈마니아에서 십수년 고생을 하며 목재 생산 라이센스를 따냈고 해외 자본을 유치해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기까지 숱한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목재 산업이라면 무조건 반대를 했던 녹색당과 극렬 환경보존단체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시켜야 했다. 지난 5년 동안 타즈마니아 경제에 1억8천만 달러의 기여를 했고 25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최초 사업계획은 타즈마니아의 고급 원목을 사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려 했었다. 그러나 고급 원목은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사업을 하고 있는 목재 회사들에게 우선 공급되고 우리는 공급 불가였다. 이에 호주 회사들이 사용할 수 없는 펄프 제조용 원목에서 우리가 사용 가능한 것을 선별하여 활용할 수 있는 고강도 합판 생산에 착안했다. 연간 265,000m3를 20년에 20년 추가 연장하는 원목 공급 계약을 타즈마니아 산림청(Forestry Tasmania)과 체결했다. 그동안 타즈마니아 정부와 목재 업계를 상대로 우리 사업이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고 동의를 받아내는데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제는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타즈마니아는 친환경주의 정당인 녹색당이 큰 목소리를 내는 곳이다. 녹색당 당원들과 환경단체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타안 타즈마니아의 품목을 상세히 설명하며 설득했다.

스미스톤 합판공장을 돌아보는 강정민 사장(2016년)

“일부 극렬 환경 단체의 우리 회사에 대한 방해 활동도 상당했다. 호바트 사무실과 공장들을 불법 점거했었다. 우리 제품을 선적하는 선박을 점거하고 해외에서는 날조된 선전과 세컨더리 보이코트(secondary boycott) 방법을 동원해 시장을 교란시켜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아직도 그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도 연방 정부와 타즈마니아 주정부와원활한 소통과 지역 사회의 전폭적인 성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

강 사장은 2012년 1월 극렬 환경단체가 사무실 및 공장을 무단 점거하자 고용 효과(지방 도시에서 160여명)와 공급 받는 나무가 땔감이나 연료용으로 쓰일 수 밖에 없는 나무임을 강조하며 설득을 하면서 사태를 해결했다. 타 안은 “저품질 나무를 고품질 제품으로 생산하면서 폐기물을 감축하고 자원을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타 안 타즈마니아 제품은 목재 가공 과정이 전체 공급 체인에서 환경적, 사회적, 도덕적 기준을 준수하며 지속 가능한 산림에서 채집된 목제품임을 고객과 소비자에게 증명하는 PEFC(Programme for the Endorsement of Forest Certification) 인증을 받았다. 

“타 안 타즈마니아는 사회적 및 환경적 책임감이 강한 기업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신종 유칼립트 목재 생산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타즈마니아 산림청(Forestry Tasmania)과 장기 원목공급계약을 체결해 유칼립트 원목을 타즈마니아 전역에서 공급 받고 있다.” 

호주의 한국계 기업인들 중 강 사장만큼 주류 사회 실세들과 두터운 친분 관계를 구축한 교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인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 사장은 “주류사회 리더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일단 약속이나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지키도록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할 상황이 생기면 성실하게 설명하여 납득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에서 사업을 하는 한인들에게 “누구나 외국에 정착하여 뿌리를 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가족이 서로를 아끼며 합심 합력하는 것이 튼튼한 정착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조속한 현지화를 통해 주류사회에 진입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을 했다. 

“아름다운 청정 자연과 질 높은 삶의 환경, 더불어 적은 인구로 인해 거의 모두가 소수민족 그룹이라는 점에서 상호 소통과 교류가 잘 되고 있다. 타즈마니아에도 관심을 갖는 한인들이 늘어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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