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다가오면서 호주 외교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와 교류 관계 대폭 강화가 골자다. “대미 관계는 줄이고 대아시아 관계를 확대하라("Less America. More Asia")는 권고가 나오고 있다. 

이번 주 야당의 페니 웡 외교담당 의원은 말콤 턴불 총리에게 “대미동맹 재고가 필요하다”는 충고를 했다. 웡 의원은 “트럼프 당선에 대한 턴불 총리의 대응은 토니 애봇 전 총리의 특기인 글로벌 이벤트에 가슴을 치며 설치는 행동을 연상시킨다”라고 지적하고 “아시아 국가들과 보다 긴밀하게 일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야당 상원 원내대표인 웡 의원은 혈통적으로 말레이 중국계 부친과 호주인 모친 사이에 태어나 절반은 중국계로 볼 수 있다. 이런 혈통적인 관계 때문에 아시아 외교 관계 확대를 요구한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웡 의원은 “12년 전 마크 레이섬 야당(노동당) 대표는 이라크 파병 호주군인들이 성탄절까지 귀국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호주 여야는 대미관계에 초당적 협조를 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호주 외교관계의 미래에 대해 천진난만해서는 절대 안된다(not be naive). 불확실성의 시대에 공동 이익 분야를 인식하고 아시아 파트너들과 함께 미국의 생각에 영향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군사적 보호에 대해 더 많은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면 미국과 주요 동맹국이라도 동맹 관계를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과 한국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호주라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가레스 에반스 전 호주 외교장관(호크 노동당 정부 시절)은 이번 주 "대미관계를 줄이고 대아시아관계는 늘려랴(Less America. More Asia)"는 권고를 했다. 
로위국제문제 연구소의 마이클 펄리러브 소장도 “호주가 보다 큰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면서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페니 웡 의원의 아시아로 관심 확대 권유를 지지했다. 그는  “기존의 동맹 프리즘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중국,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호주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나라들과 함께 관계를 증진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아시아에서 강력하고 현명한 리더십을 지속하도록 장려해야한다.  

미국과 동맹관계 손상 없이 유지하면서 아시아 관계 확대를 긴밀하게 병행하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그럴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호주에 보다 많은 아시아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전문가들은 그래도 약간 있는 편이다. 호주에서 한국 전문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호주 전문가 실상도 마찬가지다. 
이런 와중에 주한 호주대사로 한국계인 제임스 최(한국명 최웅) 대사가 임명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주한 호주대사관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최 신임 대사는 총리실과 외교장관 수석 보좌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장래가 촉망되는 실력파 외교관이다. 호주-한국 관계 증진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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