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호정경포럼에서 연설을 하는 이슬기 ACT 주의원

“주류 사회 적극 참여하는 전문가, 한인 리더 많이 배출되기를 희망”

2016년 호주 한인 동포사회에서는 큰 경사가 있었다. 엘리자베스 리(Elizabeth Lee, 한국명 이슬기) ANU(호주국립대) 법대 교수가  호주 한국계 동포 중 최초로 ACT주의원에 당선된 것. 자유당 후보로 켄버라 의사당 주변의 시티를 관장하는 커라종(Kurrajong) 선거구에서 두번 째 도전해 당선된 쾌거를 이뤘다. 한호일보는 창간 1주년을 맞아 2017년 호주 정치 무대에 본격 진출한 이슬기 ACT 주의원과 서면(영문)으로 새해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 답변에서도 이 의원의 성실성과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 정치가로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면서 여러가지 면에서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모든 것이 변했고 동시에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이제 의회에서 선언한ACT준주 의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책임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역구인 커라종 주민들과 캔버라 시민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편으로 그런 생각과 공인으로서의 위치 변화가 나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동시에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나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또 여전히 에어로빅 강사로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고 틈틈이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그녀는 오랫동안 해온 에어로빅 강사 일을 정치인이 된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호주 최초의 한국계 주의원으로 당선된 이슬기 ACT 주의

“호주 사회 변화 고민하다 정계 입문”

• 정계 입문하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면.. 

“가족으로부터 언제나 깊은 사랑이 담긴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이는 나로하여금 따뜻한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게 했다. ANU에서 법학 전공 후 법률가의 길을 걸어가면서, 또 호주 젊은 변호사회 회장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이 사회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고민이 나를 정치계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한국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부모와 갈등은 없었나?

“오히려 부모님으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이 대단하셨던 부모님은 호주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있어서도 열정적이셨다. 자녀들에게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되어 호주 이민을 왔기에 우리가 이 사회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도록 격려했다. 무엇이 되라고 하기보다는 우리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능력과 노력을 통해 호주를 좋은 사회로 만드는데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라고 늘 말하셨다.” 
“한국인 정체성 자부심, 호주 정치인으로 평가 받을 것”

• 여성으로서 소수민족 이민자로서 정치계에도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나?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 동시에 내가 여자라는 사실은 바꿀 수 없다. 아시안이고 여성이라는 사실이 내가 이 사회의 일원이며 정치인이라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규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행히  ACT내각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배경의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전히 차별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행동은 말보다 강하다. 의원으로 일하면서 아시아계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호주 정치인으로서 이 사회에 공헌할 것이 많다는 점을 캔버라 시민들에게, 호주 유권자들에게 증명하고 싶다.”

• 정치 및 문화 등 한국과의 교류 계획은..

“ACT 의원으로서 직접적인 한호 교류 계획은 아직 없다. 하지만 해외 한국인 모두의 경우처럼 나 또한 어느 면에서 ‘한국을 알리는 홍보 대사’로서 역할을 한다. 전현직 주호주 한국 대사들을 비롯 캔버라 주재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받아온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또 캔버라와 시드니 한인 커뮤니티와는 늘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호 관계 증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기꺼이 그 일을 돕고 참여하고 싶다.”

ACT 자유당 (야당) 의원들(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이슬기 의원)

• 야당 예비내각에서 장애인, 환경분야 담당을 맡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모든 캔버라 시민들과 연관되어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특히NDIS(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 국가장애인보험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장애관련 서비스 공급자들의 부족 등 당면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또 주택, 교통, 일반 서비스 접근 권리 등 장애인들이 일반인과 동등하게 커뮤니티의 모든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참여할 권리가 있음을 알리고 실천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 한인 커뮤니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한인 커뮤니티는 호주에 기여할 것이 많다. 호주 문화와 잘 융합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호주사회는 열심히 일하고 자유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디에서나 처음이 된다는 것이 어려운데, 첫 한국계 호주 주의원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호주 사회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하는 젊은 세대에게 영감과 동기를 부여하는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 많은 한국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다문화 호주사회에 참여해서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전문가 리더와 커뮤니티 리더가 많이 나오기를 희망한다.”

• 이슬기 주의원 당선으로 지난해 동포사회에 경사를 선물했다. 한호일보를 통해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부탁한다 

“저를 지지한 분들을 비롯 한인 커뮤니티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호주 정치인이 된 것은 굉장한 축복이다. 한인들이 자랑할 수 있는 의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호일보 창간 1주년을 축하드리며 한호일보가 동포사회의 구심점이 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언론사로 발전하길 바란다. 또한 교민 한분, 한분에게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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