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의원 원장 조혜지 한의사

우리 한의원, 전문분야 진료 시스템 도입
“환자들 사랑받는 의사되고 싶다”

편안한 인상이었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남의 암보다 더 아프다’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엄청난 고통보다 내 작은 아픔이 더 절절하다는 뜻이리라. 의사들은 직접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환자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가운데 환자의 마음 문이 열리고 이런 과정은 병 치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자와의 상호 신뢰 관계를 통해 환자를 만나는 것이 즐겁고 한의사로서의 직업에 큰 보람을 느낀다는 '우리 한의원' 원장 조혜지 한의사(47). 
현재 UTS 한의학과 외래교수(clinic supervisor in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UTS)로 일주일에 한차례 씩 학생들과 직접 환자를 진료하며 강의도 하는 그녀는 처음에는 한의사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희귀한 관절염에 걸려 오른쪽 팔을 못쓰게 되었는데 한방치료로 치유되는 경험과 “네 병이 한방을 통해서 나은 것처럼 너도 다른 사람의 병을 고치는 한의사가 되면 좋겠다”는 한의사 집안 배경을 가진 어머니(이기순 호주 한국문학협회 회장)의 조언이 한의사 길로 들어선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산부인과, 소아과, 외과 등 일반병원의 전문 종합병원은 많지만 한의원에서 전문분야 진료는 좀 생소하다. 이런 가운데 ‘우리 한의원’은 현재 부인과를 담당하는 호주인 한의사와 조 원장을 포함, 모두 3명의 한의사가 각기 전문분야를 가지고 진료하고 있다. 입소문을 듣고 최근 확장, 이전한 우리 한의원을 찾았다.  

- 한방병원에도 전문분야 진료 시스템을 도입한 배경은?

“우리 한의원은 환자들의 40%정도가 한인들이고 호주인이 50%, 일본인과 중국인이 10% 정도다. 인종도 다양해졌고 또 여성 한의사, 남성 한의사 선호도도 있는 등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요구도 보다 세분화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더 수준 높은 진료를 하기위해 전문분야 시스템을 구상한 것이다. 또 특정 그룹의 케이스를 많이 진료하게 되면 폭 넓은 경험과 깊은 전문지식이 쌓이므로 환자에게는 더 도움이 될 것이다.”
 
- 불임 클리닉을 전문분야로 선택한 계기를 듣고 싶다.

“불임은 아무래도 여자 한의사가 더 편하니까 한 분, 두 분 오시고 그러면서 임신이 되는 사례가 차츰 늘었다. 그런 진료 경험이 쌓여 불임환자 치료를 많이 하게된 것이다. 최근 사례로는 병원에서 폐경진단을 받고 임신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결과로 출산의 꿈을 포기한 어느 일본 여성이 찾아왔다. 병원에서는 여러가지 과학적인 진단을 통해서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고 그 것 또한 틀린 진단이라 볼 수 없다. 

하지만 몸이 차가워서 기가 순환이 안 된다거나 그런 경우에 몸의 밸런스를 맞춰주면 가임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 일본인 여성환자도 진맥을 해보니까 임신 가능성이 있어서 두달 정도 한방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으면서 월경이 시작됐고 그 후 정말로 임신이 됐다. 이 분의 임신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일본계 환자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또 IVF(체외수정) 시술을 받아야하는 경우 침 등 한방 치료를 같이 병행하면서 IVF시술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어떤 의사로 기억되고 싶은가.

“현대 사회는 대화 부재로 인한 외로움이나 오해를 겪는 일이 많다. 환자들의 질병을 치료해드리는 것에 가장 최선을 두지만 나와의 만남을 통해서 환자들이 행복해지는, 환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의사가 되고 싶다.”

혼스비에 있는 우리 한의원은 통증, 불임클리닉의 조혜지 원장, 정형외과 및 재활 클리닉 강선형 한의사 그리고 부인과 밀리센트 미디스-엥겔라(Millicent Middis-Engelaer) 한의사(호주인)가 진료를 맡고 있다.

우리 한의원 홈페이지: www.acuwork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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