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회에서 ‘코리아가든’으로 불려온 스트라스필드카운슬의 ‘호주 한국 기념정원 및 문화센터(Australian Korean Memorial Garden and Cultural Centre: AKMG)’ 건립 사업이 전면 백지화된 충격적인 결정이 내려졌다. 

몇 달 전 2단계 공사의 중단 결정이 있었지만 1일 스트라스필드 시의회에서 앤드류 솔로스 시장(무소속)이 브레싱톤 파크 원상 복귀안(Restoring Bressington Park)을 제안해 전격 통과됐다. 솔로스 시장이 주도한 이 결정에는 1단계 공사까지 철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이날 시의회에서 원상복귀 동의안은 찬반이 3:3으로 동수였지만 동수인 경우 시장이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어 결국 동의안을 낸 소로스 시장의 뜻대로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라스필드 시의회의 1일 의결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카운슬은 홈부쉬 소재 언더우드 로드의 브레싱턴파크 개발계획을 즉각 철회한다(Council immediately withdraw DA2017/074 Bressington Park, Underwood Rd, Homebush)

2. 카운슬은 현재 개발 중인 또는 계획 중인 모든 공사를 브레싱톤 언덕에 발주한 공사를 제외하고 즉각 취소한다.

3. 브레싱톤파크 언덕을 제외한 브레싱톤파크의 모든 것을 2016년 1월 상태로 원상 복귀한다.  
카운슬은 140개 주차 공간을 축구장으로 원상 복귀시키고(녹지 공간 손상 없이) 3백건 이상의 청원서(submissions)를 기록 보관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정은 1단계 공사까지 취소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건립추진위원 관계자들은 물론 향후 시드니 한인사회에 상당한 여파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줄리 비숍 외교장관이 전달한 연방 정부의 1백만 달러 지원금과 건립추진위원회(회장 송석준 전 시드니한인회장)가 그동안 접수한 모금액(약 3만 달러) 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반환 요구가 제기될 수 있다.   

한인커뮤니티 입장에서는 당연히 실망스러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본지는 왜 이같은 전면 백지화 결정이 전격적으로 내려졌는지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유지의 기존 용도가 변경되는 일에는 항상 찬반이 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해 충돌(conflict of interest)로 인해 논쟁이 가열되고 지역 신문도 개입한다.

주정부나 지자체의 공유지 용도 변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여론이다. 코리아가든 건립 추진과 관련, 300통 이상의 청원서가 접수됐다고 하는데 대부분 반대 의견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 예로 매주 토요일(학기 기간 중) 브레싱톤파크에서 학교별 스포츠 경기를 해 온 학교들로서는 당연히 강한 반대 의견을 제출했을 것이다. 

최근 이스트우드 전철역 앞의 공원에 주차장을 만들고 그 위에 인조 잔디 구장을 만들자는 NSW 교통부의 제안도 주민들의 압도적(80% 이상)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또 다른 소수민족 커뮤니티의 형평성 제기 등 반대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코리아가든 추진 과정을 보며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해 왔다. 주민 여론 수렴, 투자 유치에 필수적인 상업성 여부와 타당성 조사 등에 대한 부분적인 논의도 있었다. 이런 이슈를 거론할 때 일부 한인들은 “도와주지 못할망정 왜 골치아픈 문제를 거론하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공유지가 개입된 개발사업에 대한 NSW 지자체의 행정 절차의 무지에서 오는 이런 반응은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을 초래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배워야 훗날 비슷한 일을 추진할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호주에서는 늦은 듯하지만 여론 수렴과 과정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점도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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