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NSW 지자체선거에서 한인밀집지역인 라이드시에서 첫 한국계 시의원의 탄생이 확실시된다. 사실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기에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실로 오래만에 동포사회에 굿뉴스가 생겼다.라이드시의 웨스트워드에서 노동당의 2순위 후보로 출마한 닥터 피터 김(한국명 김상희)은 자력으로 당당하게 당선돼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의 당선은 진검승부를 통해 일궈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NSW 노동당은 물론 주류 정치권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인식되고 있다. 2순위가 첫 출마에서 당선되기 매우 어려운 환경임을 잘 알기에 ‘라이드시의 작은 기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라이드시에서 중국계 인구가 한국계의 4배 이상인데 중국계 후보(무소속) 당선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국계는 당선자를 배출했다. 라이드시에 지난 9년 유일한 아시아계 시의원이던 저스틴 리 다음으로 피터 김이 아시아계의 명맥을 잇게된 것도 다행스럽다. 라이드시 최초 한국계 시의원 배출이며 2017 시의원선거에서 유일한 한국계 당선자가 됐다. 여러 카운슬에서 10명 미만의 한국계 후보들이 출마했지만 실질적으로 당선권에 근접한 후보는 김상희 후보 외는 거의 없었다. 

피터 김의 당선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첫째, 진정성으로 유권자 마음을 얻어 자력으로 일군 승리이기에 더욱 가치가 높다. 라이드시를 포함하는 베네롱(Bennelong)은 호주에서 한국계 유권자가 가장 많은 연방 지역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웨스트워드 한국계 유권자는 500세대에 못 미쳤다.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한인들은 물론 비한국계 유구권자들로부터 더 많은 표로 신임을 받았다. 의사라는 전문성과 성실성을 인정받은 김상희 후보의 최대 장점은 겸손과 진정성이다. 두 달 동안 발로 뛴 그의 주변에는 연인원 15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땀을 흘렸다. 김 후보의 진정성에 힘을 보탰고 이런 정성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첫 출마자에게 표를 던졌다. 진검승부를 통해 어려운 첫 난관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 만하다.

둘째, 난관을 정면 돌파하는 의지력이다. 김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법대 학과목 시험을 연기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면서 “돌아갈 다리를 모두 불살라 버렸다”는 표현을 했다. 이런 진지한 각오와 한번 내린 결정에 올인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런 마음가짐을 ‘한국인 정신(K-spirit)’이라고 불렀고 우리가 가진 좋은 기질(DNA)를 잘 살렸다.선거 3주 전 웨스트워드에서 노동당팀은 다른 후보들과 선호도(preference)를 교환하는 합의를 하지 못했다. 다른 후보들이 한국계 후보 출마를 경계한 점도 있었을 것이다. 

한인 유권자 부족에 선호도 부재라는 악조건이 겹친 셈인데 김 후보와 제롬 락살은 정면 돌파로 득표율을 올리는 선택을 했다. 워드 안에 있는 모든 주택을 가가호호 방문해 후보들을 소개했고 유권자들의 소리를 경청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힘들지만 값진 과정이었다. 시의원이 해야할 일이 무언지를 선거 켐페인을 통해 있는 그대로 학습한 셈이다.

셋째, 미래 한국계 도전자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준 점이다.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의원 첫 출마자들은 후순위의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한다. 김상희 후보는 이런 난관도 발로 뛰면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란 듯이 입증했다. 웨스트워드에서 20% 이상의 지지율 반등은 라이드 시의원 선거에서 하나의 기록을 만들며 노동당 돌풍의 중심이었다. 그 견인차가 바로 김상희 후보였다. 김 후보의 도전과 당선 사례로인해 3년(이번 시의원 임기는 3년으로 1년 줄었다) 후 시의원 선거에는 한인 밀집지역에 여러 명의 한국계 후보들이 당선권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에게 김상희 후보의 켐페인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고무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넷째, 이스트우드 한인커뮤니티의 발전에 함께할 우군이 라이드시에 생긴 점도 큰 소득이다. 

이스트우드는 다른 지역과 달리 발전이 정체돼 있다. 마스터플랜도 10년이 넘은 낡은 것을 갖고 있다. 아마도 이스트우스쇼핑센터의 재개발에서 12층 높이의 고도 개발(400세대 아파트, 2층 상가, 주차장 약 400대)이 라이드시로부터 승인을 받는 것이 이스트우드상권 재개발의 시작이 될 것이다. 한인 상권도 외부 고객을 유치하는 아이템으로 더 확대되어야 사업자들이 발전할 수 있게 된다. 향후 한인 상권 마스터플랜도 나와야 할 것이다. 이런 모든 일에서 라이드카운슬의 협조는 절대적이다. 시의회에서 한인 커뮤니티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한국계 시의원이 선출된 것은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라이드시에서 또 한인커뮤니티에서 ‘작은 거인’의 탄생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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