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한국어를 배워야 하나?

오직 우리말이고 한국인 피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해외동포끼리 동질감도 같은 언어를 쓸 때만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차별대우를 피하느라고 한국어를 안 배운 동포들이 많아서 그들은 전 세계 동포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도 자기네끼리 일본말만 한다. 한국말을 못해서 다른 나라에서 온 동포들에게 말을 못 건다. 러시아, 중국 동포들은 3~4대를 그 곳에서 살았어도 우리말을 하니까 그들에겐 동족으로서 이질감을 못 느낀다. 문화는 언어를 먼저 체득해야 진정한 습득이 가능하다. 이중문화자가 되려면 이중언어자(Bi-lingual)가 먼저 되어야 한다.

두 나라 말을 하면 사고의 영역이 확대된다. 사고는 언어를 아는 만큼 미친다는 이론대로 한국말이나 영어로만 도달하는 영역이 다르다. 한국사람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단어인 정(情). 인격(人格), 의리(義理), 눈치 등은 영어에 정확한 동의어가 없다. 단어가 존재 않는데 우리 문화를 이해할리가 없다. 현대인은 두 나라 말을 해야 취업이 수월하다. 세 나라 말은 더욱 유리하다.

자녀들이 자기 정체성(Identity)에 대해서도 “Who am I?”하는 의문에 접했을 때 영어만 하는 청소년은 이것이 문제로 봉착한다. 
미국에서 정체성위기(Identity Crisis)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30여명의 청소년들이 전부 영어만 하고 한국말은 못했다. 한국말을 하는 동포 2세들은 자연스럽게 “나는 한국계 호주인(Korean-Australian)”이란 의식을 갖게 된다.


2. “영어 배우는데 방해 안되나?”.. “안 된다” 

어릴 때 배우면 한국어와 영어라는 두 판을 갖게 되고 자기가 필요할 때 판만 바꾸어 쓰면 된다. 우리 학교에서 한국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자기네 호주 학교에서 영어 성적도 좋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3. 한국어 교육 저해 원인 - 동포 부모들의 학습 동기가 약하다 

동기는 학습 효과와 비례하도록 되어 있다. 어린이들은 부모 의사에 따라 한글학교에 온다. 수업효과는 주 1회 120분보다 20분씩 6일간씩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동포 사회 한글학교는 주말학교이기 때문에 그 날만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집에서 계속 배우는 게 도움이 된다. 집에서 배우는 언어가 학교 보다 비중이 크다는 것을 부모들은 인지해야 한다. 호주에 살면 학생들이 한국말 배운 것을 활용할 기회가 적다. 학생들도 호주 생활과 연결된 부분이 적어 배우는데 회의를 느낀다. 부모가 집에서, 교회에서 자녀들에게 적극적으로 한국말을 사용하게 하면 도움이 된다.

다른 이유는 학부모들이 호주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정규 학습이고 한글을 배우는 것은 부수 학습이란 인식이 문제다. 그래서 주말 과외 활동으로 스포츠, 피아노-미술 레슨 등 다른 행사가 있으면 한글학교부터 포기한다. 또 부모들은 자녀들 한국어 교육을 한글학교에 일임하고 조급한 성과만 바란다. 부모도 자녀들 한국어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 요즘 재외동포용 교재는 2~30년 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

4. 언제부터 배우나? 빠를수록 좋다
 
3세 이전에 시작하는 게 좋다. 5~11세 사이는 ‘지식 흡수의 황금기’로 어른들이 감지 못하는 다른 차원의 적응력이 어린이에게 있다. 이때엔 여러 나라 말도 함께 습득할 능력을 갖고 있다. 조음점(Point of Articulation)도 이 나이가 지나면 굳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완전한 발음이 불가능해 진다. 이 나이에 한국어를 배울 때 전문성이 있는 교사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수방법을 안 배우면 전문성이 부족하고 교안작성하는 방법도 모르게 된다. 우리 학교 경우는 교사 전원이 교사 자격증이 있고 훈련을 받은 선생들이라 학습효과가 비전문가가 가르칠 때 보다 훨씬 효율성이 높다. 전문 교육자는 학생의 나이, 배경, 동기, 심리상태, 호주문화에 대한 적응력 등을 정확히 파악하여 학생에게 접근 방법을 택하고 있다.
(다음 회는 언어교육의 효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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