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호주 전국대회 베테랑부문 우승
한국 국가대표 출신..선수 겸 코치로 활동
 
90년대 초반 한국 펜싱 국가대표 선수였던 시드니 동포 송태원씨(48)가 지난 8월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 전국펜싱대회에서 남자 에페 베테랑(40세 이상)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호주 시민권을 신청한 상태인 송 씨는 연 4회의 전국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어 호주 대표로 선발된 뒤 세계 베테랑대회(50세 이상)에 출전해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 
 
송 씨는 지난해 11월 호주로 왔다. 부인 가족은 35년 이상 호주에 거주하고 있다. 시드니대 펜싱클럽 소속인 송씨는 선수 생활을 하며 시드니대에서 주 3회 개인 코칭도 겸하고 있다. 
송 씨는 대학 졸업 후 93~97년 뉴질랜드에서 유학을 했다. 뉴질랜드에서도 출전 첫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현지 TV에도 출연했다. 그 후 직장인으로 약 19년 동안 펜싱 검을 잡지 못했다.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서 10여년 주재원 생활을 했다. 
 
“뉴질랜드 유학 시절 정말 즐기면서 펜싱을 했다. 한국의 강압적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 바로 이게 펜싱이구나 하는 느낌 속에 더욱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클럽 위주의 사회 스포츠가 잘 정착된 호주에서 펜싱 붐을 일으켜보고 싶다.”
 
8월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 전국대회 에페 베테랑(40세 이상)에서 우승을 한 송태원 씨
송 씨가 뉴질랜드 유학 시절 한국과 호주의 펜싱 수준은 비슷했다. 그 후 한국은 SK그룹을 중심으로 상당한 선수 후원 등 많은 투자를 한 덕분에 세계 10위 안에 드는 펜싱 강국이 됐다. 반면 호주는 여전히 그 당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좋은 코치가 많이 부족한 점도 발전의 장애물이다. 
  
펜싱의 3 종목 중 에페(epee)는 펜싱 칼(120그램)로 전신을 찌르는 것으로 점수(1점)를 계산해 승부를 가린다. 플뢰레(fleuret)는 몸통을 찌르는 경기다. 사브르(sabre)는 허리 위 상체 찌르기와 베기로 점수를 낸다. 예선 경기에서는 3분 5점 경기이며 연장 1분이 주어진다. 토너먼트에서는 15점 3분씩 3라운드 경기를 한다. 체력 소모가 상당하고 하체가 중요하다. 칼, 복장, 마스크 등 한 세트를 새로 장만하려면 대략 $1500 정도의 비용이 든다. 초보자는 클럽에서 장비를 빌려 사용할 수 있다. 원하는 클럽에 가입해 배울 수 있다.
 
한국에서 펜싱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잘 하는 선수들을 집중 훈련하는 엘리트 체육 종목이다. 선수로 선발하는 학교에서 대부분 지원한다. 호주도 5, 6세부터 시작을 하지만 본인들이 즐기면서 하는 사회체육 형태인 관계로 발전이 더디다. 일체의 지원이 없는 개인 부담이다. 심지어 국가나 주대표로 선발되어도 코치 비용을 선수가 부담할 정도다.
 
“호주 펜싱에서 가장 부러운 점은 철저하게 본인이 좋아서 하는 스포츠이며 할아버지-부모-자녀의 3대가 걸쳐 즐긴다는 점이다. 펜싱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삶의 일부다. 선수들 사이의 공감대도 매우 크다. 한국에서는 선수로 뽑혔으니 강제로 해야하는 점과 너무 다르다. 호주의 수준이 다소 낮지만 저변이 넓다. 호주에서는 누구나 기초부터 배울 수 있다. 웬만한 대학과 사립고교에는 대부분 펜싱 클럽이 있다.”
  
NSW에 약 20-30개의 펜싱 클럽이 있는데 클럽이 약 80%이며 학교가 약 20%를 차지한다. 송 씨는 10월 14일 이스트우드파크에서 열리는 한국의 날 축제 때 시범 경기로 펜싱을 소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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