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1일 보도한 ‘한국 방송사 뉴스신뢰도 여론조사’ 기사는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미디어오늘(mediatoday.co.kr)이 여론조사전문기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방송사 뉴스신뢰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JTBC가 48.2%의 뉴스신뢰도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KBS 14.1%, YTN 8.8%, MBC 6.4%, SBS 4.9%, TV조선 3%, 연합뉴스TV 2.1%, MBN 0.9%, 채널A 0.8% 순이었다. 
수준이 이 정도였으니 중앙일보/JTBC 외 이 여론조사를 보도한 방송은 아무도 없었다.  

‘없다-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0.7%였다. 이번 조사는 10월27일~28일 이틀간 한국의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방식의 ARS여론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이번 조사에서 JTBC는 지난 8월 같은 조사에서 기록한 45.7%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면서 미디어오늘이 조사를 시작한 2015년 10월 이래로 24개월 연속 1위를 유지했다. 
JTBC가 이처럼 독보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짐작하는데로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의 증거가 담겨 있던 태블릿PC를 단독 보도했고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만한 뉴스를 편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률 역시 가장 높은 편이다. 

반면 공영방송사 KBS•MBC의 뉴스신뢰도는 각각 14.1%와 6.4%로 하락세를 보였다. 공룡급 규모인 KBS, MBC는 공영방송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추락했다. 뉴스신뢰도가 10%에도 못 미치는데 ‘공영방송’으로 불러야 할지 의문이다. 공영방송이란 타이틀에는 막중한 책임감이 부여된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들(여권 추천)이 1일 김장겸 MBC 사장 해임결의안을 제출했다. KBS 방송도 총파업의 진통 속에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MBC의 신뢰도 추락과 관련해서는 지난 3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MBC <100분 토론> 주관으로 열린 6번째 당내 경선 토론회에서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며 정면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공영 방송을 장악해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방송을 만들었다. 그래서 많은 공영 방송이 망가졌는데 MBC는 심하게 무너졌다. 옛날의 자랑스러운 MBC의 모습이 어디 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 국민은 적폐 청산을 말하고 있는데, 적폐 청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가 언론 적폐다. 공영 방송이라도 제 역할을 했다면 이렇게 대통령이 탄핵되고 아주 중요한 범죄의 피의자로 소환돼야 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공영방송을 이 지경으로 만든 정부의 하수인들을 교체하지 못하도록 생떼를 쓰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면 서글퍼진다. 소수 지지층을 볼모로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저항하겠다는 고집을 피우고 있으니..  

지상파 방송인 MBC와 민영 지상파 방송인 SBS는 뉴스신뢰도에서 24시간 뉴스채널(케이블 방송)인 YTN에게도 밀렸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를 표방하는 연합뉴스는 한국 정부로부터 연간 수백억원의 예산 지원을 받는다. 연합뉴스의 연합뉴스TV는 뉴스신뢰도가 2.1%였고 MBN(0.9%)과 채널A(0.8%)는 1%에도 미달됐다.     

미디어오늘의 방송사 뉴스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 방송계의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호주 공영방송 ABC의 독립성과 높은 수준과는 비교 대상조차 될 수 없다. 
언론의 궁극적 존립 기반은 독자나 시청자들의 신뢰와 사회적인 영향력일 수밖에 없다. 신뢰 받지 못하는 언론은 결국 존폐를 고민해야 한다. 가장 크게 추락한 한국 방송계가 진전 거듭나려면 한국의 여러 방송사에게 국민들이 던져야할 질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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