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미사용’ ‘가벼운 성관계 증가’ 원인 추측
호주에서 임질(gonorrhea) 및 매독(syphilis) 등 성병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조사자료가 발표됨에 따라 보건당국이 국민들의 성병(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 STI) 정기검진을 적극 촉구했다.

NSW대학 커비연구소(Kirby Institute)가 6일 발표한 STI 연례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임질 발병 건수가 63% 급증했는데 특히 도시 지역에서 많이 증가했다. 최고 발병률 연령대는 15~24세였으나 25~40세 그룹이 최고상승률을 나타냈다. 

레베카 가이(Rebecca Guy) 박사는 “최근까지 임질은 도시의 젊은 이성애자들에게서 드물게 관찰되는 질병이었다”며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콘돔 없는 성행위, 데이팅 앱을 통한 가벼운 성관계 증가 등과 같이 추측되는 원인은 있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확실한 증거 자료는 밝혀진 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이 박사는 “유일한 자료는 수년 전 시행한 성 관련 설문조사뿐이다. 그 이후 관련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았고 다음 설문조사는 내년에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또 보건당국은 최근 항료성임질(treatment-resistant gonorrhea)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가이 박사는 “임질 감염 초기엔 항생제로 금방 치료가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골반염이나 불임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문제는 식별 가능한 증상이 없어 검사를 통해 감염 사실이 발견될 때까지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따라서 STI 검사와 콘돔 사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원주민 커뮤니티에서 HIV 진단사례가 33%나 증가한 반면 비원주민 집단에서는 22% 감소했다.

남호주보건의료연구소의 제임스 워드 박사는 “지난 30년간 원주민과 비원주민의 HIV 진단비율은 비슷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그 차이가 2배로 벌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년간 동성애 남성들의 적극적인 HIV 치료 및 HIV 예방약인 PrEP 복용으로 감염률 저하에 효과가 있었으나 원주민 집단에서는 이러한 개입이 수용되지 않아 이들의 HIV가 오히려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지난 5년간 퀸즐랜드 외곽지역과 노던테리토리, 서호주 북서부, 남호주 등지의 이성애자 원주민 청년 집단에서 매독 환자가 200%나 증가했다며 이는 2011년 발견된 단 한 건의 감염사례에서 전파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속한 초기 대응이 부족했다. 당시 켐벨 뉴맨 정부에 의해 원거리 공공 의료서비스 기구가 해체되는 바람에 대응이 더욱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1년 매독 발병 이래 선천성 매독으로 5명의 아이가 생명을 잃었다. 호주와 같은 선진국에서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원주민들의 HIV 감염 예방을 위한 보다 강력한 제도적 조치가 절실하다. 예방에 필요한 모든 장치를 갖추고 있는데 이를 막지 못한다는 건 현대 호주사회에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