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해 2년넘게 140번 이상을 골프장에서 보낸 전기기술자는 어떻게 그 사실이 발각되지 않았을까?

여기에는 '패러데이 케이지 (Faraday cage)'라는 180년 전 발견된 과학적 현상이 숨겨져있다.

지난 주 퍼스의 공정근로위원회는 한 전기기술자가 근무시간에 140차례 이상을 골프장에서 보냈기 때문에 해고당한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 남자 근로자는 내부에 GPS가 있는 유사 전화기의 개인용 디지털 단말기를 트위티스(Twisties) 스낵과자 봉지에 넣어두어 근무 시간 중 자신의 소재를 숨겼다는 것이 드러났다. 스낵과자 봉지는 ‘패러데이 케이지’ 역할을 하여 전자기 신호가 개인용 디지털 단말기(또는 스마트폰)에 도달하는 것을 방지했다.

호주국립대학교의 필 둘리(Phil Dooley) 박사는 퍼스 ABC 와의 인터뷰에서 “패러데이 케이지 현상은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가 1836 년 금속통에 무엇을 넣고 전기를 연결해도 금속 안에 있는 것은 전압에 영향을 받지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기기술자의 위치가 발각될 수 없었던 것은 그의 핸드폰이 들어있는 알류미늄 포일 봉지가 고용주와 근로자간의 GPS위치신호를 공유할 수 없도록 했던 것.

두리 박사는 “우리 주변에는 전자렌지, 비행기 등 패러데이 케이지 현상을 적용한 것이 많다. 전자레인지도 전자파가 음식을 익히지만 금속상자 밖의 사람은 영향을 받지않고 금속으로 만들어진 비행기에 번개가 친다해도 전기는 항공기 바깥 표면에 머물러 있어 승객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칩스 봉투와 패러데이 케이지라는 과학현상 사이의 관계도  재밌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정작 이 전자 기술자를 해고하게 만든건 누군가 익명으로 고용주에게 그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골프를 쳤다고 제보한데서 비롯되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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