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턴불 총리가 18일 일본을 방문해 연례 양국 정상회담을 갖는다. 턴불 총리의 방일은 2018년 총리의 첫 해외 순방이다. 
12일 총리실을 통해 발표한대로 이번 일본 방문에서 양국 정상의 주요 의제는 지역 안보와 교역 증진 방안이었다. 특히 턴불 총리는 호주와 일본의 국방 협력을 강조하면서 호주가 일본과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출범을 주도하고 있고 캐나다의 동참으로 미국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요 교역국인 한국, 일본, 중국과 이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 중인 호주는 TPP를 통한 교역 증진의 2막을 열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턴불 총리는 18일 일본에서 가진 호주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호주산 전투차량인 부쉬 마스터(Bush Masters)의 일본 자위대 수출을 예로 들면서 FTA에 이은 TPP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호주는 일본과 이처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양국 정상 회담을 정례화하고 있다. 

18일 호주 기자가 남북한의 올림픽 개막식 공동 입장 합의와 관련해 턴불 총리에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moving in the right direction)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턴불 총리는 “과거에도 그런 전례가 있었다. 우리는 스포츠에서 남북한의 단합을 환영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는 역사를 통해 매우 쓰라린 교훈을 지켜 봐 왔다. 북한은 오랜 기간 동안 무력 강화를 한 뒤 어느 정도 조용하게 지냈지만 아무런 변화 없이 다시 대립 갈등 구조로 돌변했다. 서방 세계는 강력한 경제 제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런 대북제재는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커뮤니티가 지지를 하고 시행을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턴불 총리의 연례 호일 정상회담 정례화 뉴스를 접하며 호주와 한국의 정상 외교는 왜 이와 같은 수준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호한 정상 외교는 사실상 3년 전인 2014년 말이 마지막이었고 그 후는 중단됐다. 토니 애봇 전 총리가 2014년 말 한국을 방문해 두 나라 통상장관이 FTA 체결에 서명했고 양국이 각각 의회/국회 비준을 받아 이듬해 연초부터 발효됐다. 2014년 12월 서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토니 애봇 총리의 정상 회담이 마지막이었다. 
호주에서 한국 대통령과 정상 회담은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 9년 전인 2009년 3월 초 켄버라에서 케빈 러드 전 총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마지막이었다.

물론 현 말콤 턴불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아세안,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잠깐 만나(30분 이내) 약식 회담을 가진 적은 있지만 이는 공식 정상회담과는 차원이 다르다.

호주와 한국 정상 외교의 3년 부재 기간 중 호주-일본 정상 외교는 밀월 시대에 진입했다. 토니 애봇 전 총리 시절 신조 아베 총리가 방호해 호주 의회에서 일본 총리 중 첫 연설을 했다. 애봇 전 총리는 ‘일본이 아시아에서 호주의 베스트 프랜드’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일본과의 관계 증진에 힘을 기울였다.

중국은 남지나해 영토 분쟁, 태평양에서 호주-미국-일본의 군사 협력 확대를 통한 중국 군사 팽창에 대한 견제, 최근 호주 정치권에서 중국 기업인들의 후원금 스캔들 등 문제로 호주와 외교관계가 급속 냉각됐다. 
한국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총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했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 등으로 호주와의 관계에 미처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호주와 관계 긴밀화에 나섰고 애봇 후임자인 턴불 총리는 이를 적극 환영했다. 호주는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면 주요 국가들과 관계 증진에 다소 취약하다. 유럽과 북미에 속하지 않고 아태지역 중 뉴질랜드와 함께 소수의 영어권 국가다. 이같은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일본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가지려고 한다. 그런 방향에서 한국은 은연 중 도외시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호주-한국 관계를 긴밀화하려면 양국 정상회담의 정례화가 가장 적절하다. 2017년에는 한국에서 대선이 있었고 2019년 후반에는 호주에서 총선이 있다. 
2018년이 정상외교를 통한 양국 관계 긴밀화에 딱 좋은 시기다.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북한의 참가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한반도에 대화 국면이 형성되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로 호주-한호 관계의 질적 업그레이드, 양국 정상회담의 정례화가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