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영주권 취득 비자 중 하나인 457비자가 3월부터 폐지된다. 대신 영주권 취득 조건이 훨씬 까다로워진 임시기술부족(TSS)비자로 대체된다.
 
이는 영주권 취득을 기대하며 호주에 체류해왔던 외국인들에게 상당한 충격이다. 특히 오랜 기간 가족과 함께 고난을 감내하거나 젊은 청춘을 바쳐가며 영주권 취득을 갈망해 온 외국인들의 상실감과 좌절감은 엄청날 것이다. 이런 충격 완화를 위해 임시기술부족비자 도입은 약 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457비자 폐지로 이민 문호는 대폭 좁아졌다.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4년짜리 TSS중기비자 대상 직업군이 크게 감소되면서 한국인들이 선호했던 요리사, 미용사 등의 직종도 제외됐다. TSS중기비자 취득 조건도 2년 경력 신설, 영어점수 상향 등 훨씬 강화됐다. 게다가 또 다른 영주건 취득 통로인 기술이민도 조건 강화와 신청자 폭주 등으로 장벽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런 이민법 변화는 호주의 ‘반이민 정서’ 확산을 반영한다. 이민자 증가로 인한 인구 급증은 주택난, 교통난, 취업난 등 사회 전반의 문제로 비화되면서 국민들의 생활고 가중이나 삶의 질 하락과 연결되고 있다. 토니 애봇 전 총리나 기업인 부호 딕 스미스 같은 유명 인사들이 이민 감축안 요구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런 민심의 반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야 정치권이 호주인 우선 일자리 정책을 주창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이민 문호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호주에 왔다가 운좋게 영주권을 취득했다는 자랑은 이제 ‘꿈 같은 이야기’가 되고 있다. 영주권 취득을 목표로 한다면 전공과 직업 선택에서부터 영어실력 배양까지 더욱 정교하고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 기술이민이나 TSS비자 직업군을 미리 확인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며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개인이나 가족의 인생이 걸려있는 이민 문제는 변수를 최소화 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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