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을 하는 양지연 박사.

“인간은 형이하학적 토대 위의 형이상학적 존재”

“인간의 정신은 고귀한 기능이지만 물리적 토대없이 존재하기 힘들며 형이상학적인 사고의 발현은 본질적으로 형이하학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양지연 박사는 20일 한호일보 문화센터에서 열린 ‘한호일보 인문학콘서트’ 3월 강좌에서 “인간이란 육체와 정신, 형이하학과 형이상학적 요소의 공존을 통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호주 ANU(석사),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 생물정보학 박사 출신인 그는 이 날 ‘과학으로 조명하는 인간의 본질’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시작으로 인간과 인류의 생성과 소멸, 창조와 진화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시각을 소개하며 과학적 관점에서의 인간 본성을 파헤쳤다.

양 박사는 “살아있는 모든 것은 세포로 구성되고, 새끼를 낳고, 주위환경으로부터 물질과 에너지를 얻고, 자라고 성장하며, 주위환경에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생명은 흐름, 반복, 정보, 진화”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무리 고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일지라도 식사가 부실하면 생각도 사랑도 할 수 없고 잠도 못 잘 것’이라는 버지니아 울프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의 정신작용이 물질의 산물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안데르탈인과 사피엔스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언어와 사회성이다. 사피엔스는 언어를 통해 소통하고 협업을 했기 때문에 네안데르탈인을 이길 수 있었다”면서 “공동체라는 경쟁력과 협동의 힘으로 지구의 주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양지연 박사의 인문학 콘서트.

27일 2부 강연, 인공지능에 초점 
양 박사는 “자연에서 한 개체로서의 인간은 어린 맹수 한마리도 상대하지 못할만큼 약하지만 공동체란 경쟁력을 만들어 내면서 지금은 지구 밖까지 우주선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존재로 우뚝 섰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 정신은 더없이 고귀하고 위대하지만 그것을 만들어 내는 뇌라는 물질 또한 정신을 만들어 낼만큼 위대한 것”이라며 “사회적 문화적 존재로서 인간은 물질의 진화를 뛰어넘었고 추상적 사고능력은 다양한 신들과 영생불멸을 추구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신을 발명할 때 역사는 시작되었고,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라는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히브리대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강연을 마쳤다.

이날 강연에는 40여 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인간의 존재에 대해 돌아보고 의견을 교환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양 박사는 “인간의 본질과 생명 등 그동안 살아오면서 해온 인문학적 고민들을 전공분야인 생물학과 연결시켜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양 박사는 3월 27일(화) 2부 강연에서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미래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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