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을 당한 한인 청년 A씨의 얼굴

“경찰 무성의, 총영사관 초기 대응 미흡” 비난 여론 높아 

부활절 연휴기간인 4월 1일(일) 밤 9시 반경 브리즈번 시티에서 한인 워킹홀리데이비자 소지자(이하 워홀러) A씨에게 ‘묻지마 폭행’을 가한 용의자 3명이 체포됐다. 3명  중 2명은 십대이며 1명은 성인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용의자들이 검거됐다. 

 A씨는 공휴일인 2일(화) 퀸즐랜드 시내 경찰서와 주시드니총영사관 경찰 영사에게 연락했고 이어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범행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하자는 생각에서 3일 오전 한호일보에도 사건을 제보했다. 

본지와의통화에서 A씨는 “그냥 길을 가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폭행을 당하고 보니 많은 한인들에게 이러한 상황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나같이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사건을 제보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당한 ‘묻지마 폭행’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6개월 전 호주에 입국해 브리즈번 세차장에서 일하고 있는 A씨는 지난 1일 밤 9시 반경 귀에 이어폰을 꽂고 브리즈번 시티의 로마 스트리트 파크랜드(Roma Street Parklands) 공원을 걷던 중 20대로 추정되는 3명의  아프리카계 청년들로부터 얼굴 등 여러 곳을 무차별 폭행 당했다. 이들은 구타 후 지갑을 찾지 못하자 A씨의 핸드폰을 뺴앗아 달아났다. 핸드폰을 돌려달라며 A씨가 쫒아가자 핸드폰을 던지고 도망갔다.

A씨는 폭행으로 인해 얼굴 여러 곳에 멍 상처와 이빨이 입 주변을 뚫고 나와 구멍이 나는 등 큰 부상을 당했다.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20시간 정도 지나서야 출혈이 멈췄다. 

A씨는 1일 밤 폭행 직후  경찰서를 찾았지만 당시 근무 중이던 경찰들은 “휴일이라 사건사고가 많고 인력이 부족해서 신고해도 당장 조치가 힘들다. 또 이런 폭행강도 사건은 범인체포도 어렵다”며 우선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브리즈번 경찰의 안일한 대응은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들이 그리 바쁘지 않아보였는데도 사건 접수를 노골적으로 회피하는 듯 했다”고 밝혔다.

3일 한호일보가 이 사건을 단독 보도했고 이후 중앙일보가 한호일보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내 보도에 접한 독자들은 경찰과 총영사관의 초기 대응을 비난하는 여론이 많았다. 

4일 연합뉴스 등 한국 내 다른 매체들은  한국 외교부의 논평을 통해 “총영사관이 현지 경찰을 접촉해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브리즈번 동포들은 온라인으로 한호일보 기사를  공유하거나 정보를 주는 등  A씨를 위로했다.  

브리즈번 한인 법무법인 리틀즈의 이종일 변호사는 “총영사관의 브리즈번 자문 변호사로 영사관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A씨 사건을 돕고 있다. 범죄 피해자 배상신청을 포함, 무료로 A씨를 도와줄 계획이다. 이런 유형의 강도 폭행사건의 경우 가해자를 체포하더라도 대부분  돈이없는 사람들이어서 민사소송보다는 병원 치료비 등 실비 배상위주의 ‘범죄피해자 구제(victim’s compensation)‘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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