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쇼튼 야당대표, 왼쪽은 샘 크로스비 노동당 리드 지역구 후보

“베네롱도 백중지역구.. 좋은 노동당 후보 고를 것”
“예산은 선택 문제.. 보편적 혜택, 공정성 중요”
“다수의 한인 청년들 정치 관심, 참여하면 좋을 것”
 

빌 쇼튼 연방 야당대표가 1, 2일 시드니를 방문했다. 내년 총선에서 노동당 후보가 선정된 여러 지역구를 들러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설명하면서 노동당이 왜 집권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2일 한인 밀집지역 중 하나인 노스스트라스필드에서 한호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는 연방 리드(Reid) 지역구에서 노동당 공천을 받은 샘 크로스비(Sam Crosby) 후보가 배석했다. 크로스비 후보는 진보성향의 정책 싱크탱크인 멕켈 인스티튜트(The Mckell Institute)의 상임대표(executive director)로 재임 중이다. - 편집자 주(註)


“시민권 대기 8년 주장은 쓰레기”

▶ 원내이션 당대표인 폴린 핸슨 상원의원이 시민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그녀의 주장 중 시민권 대기 기간 8년 대기는 한 마디로 쓰레기(rubbish)다.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위한 수단이다. 노동당은 절대 반대한다. 현행법을 강화하려는 턴불 정부의 개정안에도 반대한다. 원주민을 제외한 모든 호주인들은 이민자들이며 그들의 자손들이다. 이민자들은 창업, 납세, 고용창출, 문화 소개 등으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 말콤 턴불 정부도 시민권 취득에서 영어 시험의 기준을 높이려는 제안을 했는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 규범과 관습, 제도, 법규를 이해하는 수준의 영어는 물론 필요하다. 생활은 물론 취업에도 영어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대학 공부에 요구되는 수준은 아니다. ‘어리석은(ridiculous)’ 발상이다. 대학 수준의 영어 시험을 제시하면 분명 많은 호주인들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 여권에서 현행 이민자 유입 수준의 감축을 주장하는데 이를 지지하나?

“연간 19만명은 일종의 상한선(cap)을 의미하지 목표(target)는 아니다. 현 정부가  정한 수준에 동의한다. 이민 유입이 너무 많아 사회 시스템(인프라스트럭쳐)을 지나치게 압박하지 않도록 조정할 필요는 있다. 문제는 영주권자 유입이 아니라 임시 취업비자의 숫자가 너무 많아 내국인들의 취업 기회를 줄이는 등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 호주는 절대적으로 이민이 필요한 나라다. 호주는 이민이 없으면 후퇴한다.”

▶ 턴불 정부가 ‘곤스키 2.0 교육개혁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녹색당은 무상 대학교육까지 제안했다?

“(웃으면서) 녹색당은 한 번도 예산을 마련한 적이 없었다. (집권을 못했기 때문에) 이론만 무성하고 비현실적이다. 교육과 관련해 턴불 정부도 말은 거창한데 실속이 없었다. 호주 학생들이 성적 선두권인 아시안 학생들과 경쟁하자면서 교육 예산 감축은 곤란하다. 개인의 특성화된 질적 교육이 필요하다. 인적 투자를 할수록 호주 학생들이 더 스마트해질 것이다. 
턴불 정부는 대기업의 법인세를 낮춰 일부 호주인들만 혜택을 보는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것은 불공정하다. 교육은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이고 호주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 노동당은 대기업의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는데 개인소득세 인하에 대한 입장은?

“예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나라살림을 좋게 만드는 것인데 결국 선택의 문제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소득세율과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제도 중 어느 것을 더 원하는지 묻고 싶다? 부유층이 적은 세금을 내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훌륭한 의료 및 교육 제도를 원하나? 앞서 지적한대로 선택의 문제다. 노동당은 다수가 혜택을 받고 공정한 정책을 펼칠 것이다. 소득세제 감축도 마찬가지다.”

▶ 다음 주에 예산안이 발표된다. 노동당은 대체로 ‘고세율 정부’라는 평을 듣는다. 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정책은 있나?

“노동당이 고세율 정부를 지향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호주는 소득세를 환급하는 유일한  나라다. 세율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성(fairness)이다. 정부가 특정 계층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지속될 수는 없다. 노동당은 소규모 사업체의 법인세율 인하를 지지한다. 대기업은 스스로 이익을 보호하지만 소규모 사업체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정책 배려가 있어야 한다.” 

2015–16년 연매출 2백만 달러 미만인 소규모 사업체의 법인세율은 28.5%였다. 2016–17년 연매출 1천만 달러 미만인 중소기업의 법인세율은 27.5%였다. 

“베네롱 좋은 후보 물색 중”

▶ 지난 연말 베네롱 보궐선거에서 노동당이 분투했지만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베네롱이 2019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를 해야 하는 타겟 지역구인가?

“베네롱은 노동당이 이길 수 없는(unwinnable) 지역구가 아니다. 마진이 5% 미만이다. 존 알렉산더 의원은 다음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주지도 지역구를 벗어났다. 노동당은 베네롱에서 폭 넓은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는 좋은 후보를 물색할 것이다.” 

▶ 라이드시에서 노동당이 승리 후 카운슬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제롬 락살 시장과 한국계인 피터 김 시의원이 이같은 변화의 주역이다. 피터 김 시의원의 활동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피터 김 시의원은 매우 훌륭한 사람이다. 정말 일도 잘하며 지역사회에서 존경을 받는다. 제롬 락살 시장과 피터 김 시의원의 활동은 매우 인상적(very impressive)이다. 피터 김을 롤모델로 더 많은 한국계 호주인들, 특히 젊은층이 정계에 진출하면 좋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성공 축하..북한 행보 지켜봐야

쇼튼 야당 대표는 한호 관계에 대해 지난해 9월 페니 웡 야당 외교담당 의원과 방한해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장관 등을 만났고 판문점을 방문해 한반도의 긴장과 남북 대치 현장을 목격했다.
그는 지난 주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한국이 한반도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게 된 것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과거 행적을 감안하면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1보 전진 후 2보 후퇴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노동당, 리드 지역구 샘 크로스비 후보 확정 

인터뷰에 배석한 샘 크로스비 리드 지역구 후보에 대해 쇼튼 야당대표는 “크로스비 후보는 리드 지역에 필요한 새 인물이다. 리드는 가장 비영어권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구 중 하나다. 크로스비 후보는 강력한 다문화주의 지지자이며 커뮤니티 활동가이고 비즈니스 경험도 있는 참신한 후보”라고 추켜세웠다.

쇼튼 야당대표는 “지난 총선 때 노동당은 원내이션을 맨 마지막 순서에 배치한 반면 자유당은 원내이션을 노동당보다 앞 순위에 배치했다. 이 점에서도 양당은 뚜렷한 차이가 있다. 노동당은 이민자를 위한 정당(Party for migrants)이다. 노동당 안에 자유당보다 훨씬 많은 이민자들과 여성들이 있다. 호주는 단지 한 계층, 한 그룹의 나라가 아니다. 젊은층 한인들의 노동당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쇼튼 야당대표는 인터뷰 후 공항으로 출발 전 웃으며 샘 크로스비 후보와 함께 기자의 핸드폰으로 셀피 사진을 찍었다. 인터뷰 초반 기자가 그에게 “턴불 총리는 셀피에 매우 능숙하다”고 말하자 그는 “대화는 뒷전이고 셀피만 잘하나? 나는 셀피보다 대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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