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파이낸스애널리틱스의 마틴 노스 대표

올 9월까지 최대 100만 호주 가구가 주택대출 상환 연체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디지털파이낸스애널리틱스(DFA)의 마틴 노스 대표는 “호주 4대 은행이 향후 몇 개월 안에 주택대출 변동금리를 0.15%포인트 인상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상당수 호주 은행들은 이미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며 이렇게 경고했다.

맥쿼리은행은 13일 자가거주자 대상 원리금 상환 주택대출 상품의 변동금리를 0.06%포인트 인상한다. 이자만 상환하는 주택대출 상품 금리는 0.10%포인트 인상된다. 이는 AMP, 퀸즐랜드은행, 선콥(Sun Corp.), 미뱅크(Me bank)가 단행한 비슷한 선행 조치를 따라가는 것이다. 

이제 관심은 ANZ, 웨스트팩, 커먼웰스은행, NAB 같은 4대 은행이 언제 주택대출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로 쏠리고 있다.

“4대 은행도 자금조달 비용 압박으로 금리 올릴 것” 
노스 대표는 “국제 금융시장이 방향을 급선회하지 않는다면 4대 은행도 올 9월까지 주택대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이미 시작된 금리 인상 압박이 계속 가중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보게 될 것”이라며 “4대 은행이 자금조달 비용을 매우 신속히 금리 조정에 반영하지는 않기 때문에 무엇인가 조치는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최대 주택대출 은행인 커먼웰스은행의 수석경제학자인 마이클 블리드도 “모든 은행들이 동일한 이슈에 직면하고 있다. 그들이 이용하는 국내외 자금조달 시장에서 금리 인상 압력이 있다”고 밝혔다.

퀸즐랜드투자공사(QIC)의 카트리나 킹 연구이사도 은행이 주주들의 수익 마진 유지 압력 고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는 은행들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은행들이 금리를 0.07-0.1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노스 대표는 4대 은행들이 늘어난 자금조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주택대출 표준 변동금리를 적어도 0.10-0.1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75만불 모기지 금리 0.10%p 오르면 월 $60불 ↑  
노스 대표는 많은 호주 가계들이 추가 비용 상승을 충당할 완충 자금이 거의 없는 상태라는 DFA의 기존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주택대출 금리 0.15%포인트 인상이 약 100만 가구를 모기지 연체 상황으로 내몰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현재 자가거주자 주택대출을 받은 호주의 97만5000가구가 벼랑 끝으로 가고 있다. 약 5만 가구는 이미 모기지 연체 위기일 것”이라며 “만약 금리가 0.15%포인트 오른다면 연체 가구는 100만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의 경우 75만 달러 주택대출자는 금리가 0.10%포인트만 인상돼도 월 추가 상환액이 60달러이다.

노스 대표는 “탁아비, 연료비, 전기료 부담에 이미 고전하는 한계상황에 봉착한 대출자들이 있다. 이들에게 소규모 금리 인상도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시중은행들은 RBA에만 영향 받는 것이 아니다. 자금조달 도매시장인 해외 금리에도 좌우된다. 현재 미국의 금리는 상승가도이며, 호주 국내 자금조달 비용도 오름세다.

통화 긴축 정책으로 선회한 미국의 은행과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은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RBA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배재 못해” 
RBA가 가계의 재정적 압박을 완화해주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없을까.

AMP캐피털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셰인 올리버는 RBA가 가계 부채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전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종국엔 소비자들이 그 파티에 동참하는 것이 희망사항”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리버는 “그러기 위해선 예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RBA가 기준금리를 더 장기간 동결시켜야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RBA가 기준금리를 빨라도 2020년까지는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기준금리 조정이 인상이 아닌 인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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