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부동산

호주 부동산 시장이 수십억 달러의 해외 불법 자금의 돈세탁에 유용됐다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해외 불법 자금 세탁의 방법으로 호주 대도시의 투자용 부동산 구입이 급증했고, 이는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호주 부동산 시장을 통해 어느 정도의 불법 자금 세탁이 이뤄졌는지 공식적인 통계는 없었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난 규모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AMP의 셰인 올리버 수석경제학자는 “범죄자들은 불법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부동산을 구입했고 이것이 주택가격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한계가 있더라도 조사할 만한 사례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호주 외환거래 감독기관인 오스트랙(AUSTRAC)은 지난 2015년 한해 동안 중국인들에 의한 의심스러운 호주 부동산 거래가 1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공식 조사를 시작하면 엄청난 규모의 자금 세탁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스트랙의 대변인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서의 불법 자금 세탁 및 대테러 자금 조달 방지와 관련된 새로운 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법은 부동산 중개인이 거래 시 수익이나 소유에 있어서 수상한 거래라고 의심되면 즉시 관련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만약 신고하지 않고 추후 적발될 경우 상당 액수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오스트랙의 조치에 대해 호주부동산중개인협회(REIA)의 말콤 거닝 회장은 새로운 법률로 부동산 업계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동산 중개인들은 형사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높아질 뿐 아니라 경매 자체가 중단되는 일도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돈 세탁 전문가인 제이슨 샤면 교수(케임브리지대학)는 “호주가 이미 돈세탁에 관한 강력한 법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정부가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국제투명성 보고서에 의하면 호주 주택시장은 미국, 영국, 캐나다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서 국제 범죄자들이 익명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기가 훨씬 쉬운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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