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로이 모건(Rot Morgan survey) 설문조사에 따르면 14세 이상 호주인 중 11.4%(약 230만명)가 향후 1년 안에 해외여행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설문(Holiday Travel Intention Report)은 2017년 4월(1,378명)부터 2018년 3월(1,511명)까지 12개월 동안 실시됐다. 

10년 전(2008년) 설문조사에서는 향후 1년 안에 해외여행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7.2%(120만명)였다. 10년 동안(호주 인구 약 3백만명 증가) 해외 여행 의향이 인구수로는 거의 2배 증가한 셈이다. 

향후 1년 안에 아시아를 여행/방문할 의향을 보면 지난 10년동안 2.9%에서 5.1%로 1.76배 상승했다. 10년 전 연간 약 50만명의 호주인이 아시아를 여행/방문했는데 5.1%로 환산하면 이제 연간 100만명이 아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시아 국가 중 10년 동안 호주인들의 방문/여행지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나라는 인도네시아(발리)와 일본이다. 호주인 10.9%가 향후 1년 안에 인도네시아를 여행할 의향을 밝혔다. 2008년 3.4%보다 3배 이상 상승했다. 일본이 10.5%(2008년 4.8%)로 인도네시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호주와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발리(Bali)섬은 특히 젊은층이 선호하는 휴양 도시도 매우 인기가 높다. 지난 2002년 10월 발리에서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나이트클럽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무려 202명(호주인 88명, 인도네시아인 38명 등)이 숨졌고 209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호주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당했지만 여전히 발리는 호주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겠다는 호주인의 0.9%만이 발리가 아닌 다른 곳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다.  

일본에 대한 인기가 과거 호주인들이 많이 찾았던 중국, 싱가포르, 태국을 추월했다. 호주의 교역 1위 국가인 중국은 예상 외로 5.3%에 불과했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해인 2008년 4.6%보다 불과 0.7% 상승에 그쳤다. 최근 호주 안에서 ‘반중국 정서’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0년 사이에 홍콩 3.9%(-2.1%), 베트남 3.9%(-0.6%), 태국 7%(-0.9%), 말레이시아 3.6%(-1.2%) 모두 하락했다. 중국 본토는 2.3%로 2.6%나 줄었다. 

한국은 2008년 0.8%에서 1.7%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아시아 12개국 중 여전히 하위권이지만 10년 전 무관심에서 이제 조금씩 관심을 받는 나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8 호주대학 미디어전공학생들’의 방한 연수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다. 올해 연수생들 10명 중 1명(한국계)을 제외한 9명 모두 한국 방문 경험이 없었다. 이 중 1명이 백신 주사를 맞아야 하는지 질문으로 주최측을 당황시켰다. 

아프리카 국가가 아닌 호주의 4위 교역국인 한국은 OECD 회원국이며 하계에 이어 동계 올림픽, 월드컵 개최국인데 너무 몰라 안타까웠다. 일반 호주인(앵글로계)들 중에도 상당수가 아시아 특히 동북아에 대해 너무 무지하고 (일본은 약간 아는 정도) 특히 한국에 대해서 관심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필자는 이 학생에게 “필자도 매년 두세번씩 10년이면 수십번 한국을 다녀왔는데 한번도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다. 매년 20-30만명의 한국인 관광객들과 유학생, 워홀러 수만명이 호주를 방문하는데 아무도 예방접종을 하지 않으며 문제가 없듯이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또 “너희들이 미국이나 영국, 일본을 여행할 때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지 가정의(GP)에게 문의를 하는가?”라고 질문하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로이 모건 설문조사 통계를 보면서 이 에피소드가 연상됐는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호주도 느리지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방문 의향이 크게 증가하기를 기대한다. 알본에 대한 인기가 왜 유독 높은지를 연구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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