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cing NSW가 공개한 오페라 하우스 홍보 이미지

국가 상징물 상업적 이용 찬반 논란 가열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가 논란이 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옥외 조명 홍보의 허용을 ‘좋은 감각의 디자인(good taste design)’이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주정부가 논란 속에 허용한 경마 행사 광고가 9일(화) 저녁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을 비난하는 온라인 반대 청원(online petition) 참여자가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시드니 시민 마이크 우드콕(Mike Woodcock)이 주도하는 반대 청원은 “호주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명물인 오페라 하우스를 주정부와 NSW 경마협회(Racing NSW)의 홍보판(promotional billboard)으로 만들지 말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홍보 이미지는 훌륭한 감각으로 디자인됐고 종전 이미지를 대폭 순화시켰다. 비판하기 전 홍보 이미지를 봐야할 것”이라면서 “정치권에서도 대부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NSW의 주요 행사를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9일 저녁 홍보 이미지가 균형있게 결정됐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페라 하우스의 외벽에 도박의 일종인 경마 이벤트를 홍보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오페라 하우스가 상업 만능주의에 휘둘러진다는 우려와 유명 방송인 앨런 존스의 입김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존스는 지난 주 루이즈 헤론 오페라하우스 CEO와 생방송 인터뷰에서 “당신이 대체 뭔데 반대하나? 당신은 해고되어야 한다”라고 윽박지르며 무례한 행동을 한 것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존스는 9일 이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방송인 알란 존스(왼쪽)와 루이즈 페론 오페라하우스 CEO (AAP)

데이비스 슈브릿지(David Shoebridge) NSW 녹색당 의원은 “편협한 상업적 이득을 얻기 위해 NSW의 가장 대표 상징물을 훼손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NSW 보존협회(Heritage Council)에 공격적인 홍보 광고의 중단 명령 내리라고 촉구했다. 그는 “외부, 특히 조개 모양의 외벽은 대형 광고판 또는 외벽 상업적/광고 기회로 간주되면 반드시 안 된다”는 2017 오페라 하우스 보존관리계획(Sydney Opera House Conservation Management Plan)을 지적하며 규정 위반도 문제삼았다.   

한편, 여야 대표들도 이 논란에 개입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 8일는 2GB 라디오와 대담에서 “페인팅이 아닌 잠시 동안 일부 조명이 비추는 것일 뿐”이라면서 홍보 결정을 옹호했다. 그는 “과거 럭비월드컵 때 호주 대표팀(월러비)을 지지한 홍보처럼 이번 이벤트도 세계적으로 홍보될 것이다. 왜 논란이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7일 그는 “시드니의 최대 홍보판에 이벤트를 왜 알리지 못하나?”라는 말까지 했다. 

반면 빌 쇼튼 야당대표는 “오페라 하우스는 광고판(billboard)이 아니다. 높은 수준의 아름다움을 가진 국가적 보물 중 일부로 존경을 받아야할 대상이다”라고 홍보에 분명하게 반대했다. 그는 이어 “모리슨은 영업 이사가 아닌 점을 상기하고자 한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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