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관람객찾는 예술축제.. 18일부터 내달 4일(일)까지 

장형택 작가와 작품 <신독>.

아름다운 본다이-타마라마 2km 해변 산책로를 배경으로 100여점의 조각작품들이 전시되는 ‘시드니 국제 해변 조각전’(Sculpture by the Sea)’이 18일(목) 개막되었다.

시드니의 대표적인 예술 축제로 자리잡은 조각전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야외 전시 행사로 수준급 예술 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찾아 매년 50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올해 22주년을 맞이하는 해변 조각전에는 4명의 한국작가들의 작품들이 선정되었다.

전시회 준비로 호주를 방문하지 못한 양태근 작가를 제외한 김봉수 장형택 전용환 작가들은 한국작가들의 전시작업을 맡은 이승희 큐레이터와 함께 20일(토)이른 새벽부터 나와 해변을 찾은 20여명의 한인 동포들을 포함, 관객들과 함께 해변가를 걸으며 작품설명을 하는 의외의 귀한 기회를 제공했다.

<피노키오의 생각>.


전시장 입구에 설치되어 관객들을 가장 먼저 맞게되는 5미터 높이의 <신독>이란 제품을 선보인 장형택 작가는 아직 날이 새지않은 이른 시간부터 온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을 보며“이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자유롭게 풀어낸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호주인들인 복받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제목이 뜻하는 바에 대해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뚫고나갈 수 있다는 굳건한 의지의 표현이자 홀로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삼가는 곧은 직조와 열정과 노력을 나타내며 절제된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표현했다. 불규칙적인 굴곡을 가지고 있는 작품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비춤으로써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자리를 떠나지않고 다양한 질문을 한 초등학생 벤자민 군과 전용환 작가가 함께.

장형택 작가의 작품은 본다이 해변조각전에 4번이나 선정되었다. 

날씨관계로 다른 작품들보다 늦게 전시되어 애를 먹은 김봉수 작가는 피노키오를 주제로 한 작품이 많다. 이번에도 <피노키오의 생각>이라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 김 작가는 “이제는 어떤 것이 진실이며 거짓인지 제대로 분별하지도 못하고 욕망만을 채우려는 이기적인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 같다. 권력과 부에 대한 욕망으로 점철된 현대인의 모습을 피노키오의 코에 투영했다”고 밝혔다. 

지구의 환경문제를 고발한 양태근 작가의 <지구 굴리기>.

빨간 속사과와 회색 빛 외형사과의 색 대비가 주는 시각적 효과도 있어서인지 전용환 작가의 <공간 하나로부터>는 어린아이들을포함, 다양한 계층의 관심을 끌었다. 두 가지 사과의 대비는 음과 양, 또 갈등 구조를 암시한다. 하지만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과 밖의 사과가 연결되어 있음을 볼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갈등을 극복하는 가운데 하나됨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관객의 눈을 통해 동화같은 상상력을 유도한다.

전형택 작가는 “조각가가 직접 손수 만든 조각품은 피와 땀과 영혼이 담겨있는 만큼 그 것을 이해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올해로 4번째 해변 조각전시회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린 양태근 작가의 <지구 굴리기>는3마리의 곰이 공을 가지고 노는 듯한 정겨운 모습이 곰 가족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실제로는 지구환경문제를 곰이라는 동물을 등장시켜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과 생태계문제를 고발하는 의미의 작품이다.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제작된 호주 작가들의 작품들과 달리 한국작가들의 작품은 배 운송작업에도 견딜 수 있는 알루미늄, 스텐레스 스틸 등의 단단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규모 또한 크다. 

용접, 압축 등 힘든 육제적 노동이 요구되는 세밀한 작업이 배여있는 한국작가들의 작품은 다른 나라 작품들과 대비를 이루며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2018년 시드니 해안조각전은 18일(목)부터 내달 4일(일)까지 3주 동안 열린다.

행사 기간 인근 지역의 주차는 매우 어렵다.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권장한다.

전시회 공식 홈페이지: https://sculpturebythes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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