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15일(토) 서예루살렘(West Jerusalem)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주 이스라엘 호주 대사관의 이전은 당장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이날 시드니 연설에서 "호주 정부는 이스라엘 의회(Knesset)와 다수의 정부 기관이 있는 서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모리슨 총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동예루살렘(East Jerusalem)을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우리는 실현 가능할 때에 대사관을 서예루살렘으로 옮길 것으로 기대한다"며 2국가 해법에 대한 합의 전까지는 대사관을 이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대인 안식일인 사바스(the Sabbath)로 불리는 토요일(15일) 이 결정이 발표되면서 호주유대인평의회(Executive Council of Australian Jewry)의 공식 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옹호네트워크(Australia Palestine Advocacy Network: APAN)는 “호주 정부의 결정은 당혹스럽다. 평화 프로세스를 훼손할 수 있다. 호주가 국제적 추방자(international pariah)가 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호주의 예루살렘 대사관 인정은 지난 10월 웬트워스 보궐선거 켐페인 기간 중 모리슨 총리가 깜짝 발표해 국내외에 파문을 일으켰다. 

15일 모리슨 총리는 “이같은 대중동 외교정책의 변화는 균형감 있고 신중히 고려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빌 쇼튼 야당대표는 “모리슨 총리가 성급하게 외교적 실책을 저질렀다”고 공격하고 “노동당의 정책은 평화 협상이 완료되면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