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최종 선고일… 재판부 판결 관심 주목

2년 전 남호주에서 유럽 배낭여행객을 납치해 강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이 최고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들레이드지법에서 지난 3일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은 찰스 브리스토(54)의 최종 선고를 앞두고 검찰은 8일 공판에서 가족과 함께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26)의 최종 진술서를 낭독했다.

그는 “정말 끔찍하고 비참했다. 나는 ‘성노예’나 다름없었다. 이대로 죽는 줄 알았다. 다시는 가족을 볼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너무 두려웠고, 내가 죽으면 고통스러워할 가족들 생각에 더 슬펐다”며 “그러다 가족들을 위해 반드시 살아나가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당시 온라인에서 일자리를 구하던 피해자를 유인해 본인 농가에 버려진 돼지우리에 여성을 가두고 가짜 총으로 위협하며 수차례 성적으로 학대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가해자 브리스토는 범행 4주 전부터 이베이에서 쇠사슬과 수갑, 장난감 총을 구매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트 강간 약물(date-rape drub) 구매도 의심되나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다.

피해자는 브리스토가 자리를 비운 사이 가까스로 결박을 풀고 자신의 노트북으로 가족과 친구, 경찰에 조난신고를 보냈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브리스토는 피해자를 최초 납치했던 머리브리지(Murray Bridge)로 데려가 인근 모텔에 데려가 체크인한 뒤 떠났다.

피해자는 “호주는 안전하고 사람들도 친절한 줄 알았다.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나는 늘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는 독립적인 여성이었다. 하지만 이젠 혼자 집을 나서는 것조차 두렵다”며 불면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가끔 여자로 태어난 게 저주같이 느껴진다”며 “그가 저지른 일은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나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그를 종신형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의 진술이 진행되는 동안 브리스토는 아무런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브리스토에 대한 최종 선고는 3월 28일에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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