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부대 회원들“문재인 평화회담 적화통일” 
대형 스피커 동원.. 청중들 “망신 스럽다”

진보성향 회원들이 ‘나경원 아웃’ 시위를 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시드니 강연이 열린 19일 저녁 6시경 라트비안홀(스트라스필드) 앞에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됐다.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진보 성향의 동포 20여명이 홀 정문 앞에서 한국 야당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난하는 손푯말을 들고 강연 참석자들과 길거리의 동포들을 대상으로 조용히 시위를 했다. 

이 시위는 지난 2월 10-11일 나경원 의원이 워싱턴을 방문해 미 의회 관계자들에게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는데 이런 로비가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에 영향을 주었다는 한국내외의 비판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시드니 촛불연대, 한인교육문화센터,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추진위원회,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드니 행동의 20여 회원들이 참여했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시드니 촛불연대의 신준식 활동가는 “나 의원의 망언과 망동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갈망하는 온 겨레의 가슴에 찬 물을 끼얹는 행동이라는 회원들의 비판이 많았다. 그래서 강연장 앞에서 침묵 피켓 시위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문 특보의 호주 강연을 지지한다”, “평화통일 훼방놓는 나경원 OUT"이란 문구의 손푯말을 들고 메시지를 전했다.

태극기부대 회원들이 문재인 정부 비난 시위를 했다

길 건너 편에는 약 10명의 ‘태극기부대’ 회원들이 문재인 정부와 문정인 특보를 비난하는 큰 푯말를 들고 시위를 했다. 푯말에는 “안보없는 평화회담 적화통일 확실하다”는 등 문 정부 비난 구호로 가득했다. 

이들이 대형 앰프에 5.18 광주항쟁을 모욕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은채 시위를 하자 호주민주연합과 호주 5.18 민주재단 회원들도 나경원 비판 시위에 합류하면서 한때 인원이 30-40명으로 늘었다.  

앰프에서 큰 볼륨의 5.18 비난 노래가 나오자 길을 지나가거나 강연장에 온 일부 동포들은 “너무 소란스럽다, 정말 꼴불견이다”, “호주에서 이게 뭐하는 행동인가? 창피하다”는 등으로 비난했다. 

시드니에서 강연을 한 문정인 특보

한편, 문정인 특보는 강연 후 청중 질의답변 중 한 질문자가 “나경원 의원의 미 의회 로비가 회담 결렬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게 과연 정상적인 행동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문 특보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이런 행위는 보수 야당의 정치 정략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적 시각에서, 대승적 차원으로 본다면 도움이 되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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