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스포츠카 마세라티 사장단 방문시 준비한 VVIP Canape trolley.

한국에서는 ‘숫자’를 다루던 회계를 전공하다 이제는 호주에서 ‘요리’를 다루는 셰프가 된 심기홍 셰프는 앞으로 주님의 깊은 ‘맛’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말한다. 

세계 호텔 체인 소피텔 시드니 달링하버 지점에서 50명의 셰를 관리하며, 레스토랑, 룸 서비스, 샴페인 바 및 VIP 등을 담당하고, 요리 학교와의 협력 등의 일을 하고 있는 심기홍 수 셰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분의 사랑을 ‘맛 보다’
누구나 그렇듯 점수에 맞춰 그냥 그렇게 회계 전공을 택했고, 당연시 여기며 세무사 시험을 준비했다. 처음부터 적성에 맞지 않았던 터라 지금이라도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봐야겠다고 결정했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영어도 공부하면서 요리를 배워보고자 유학길에 나섰다. 

처음에는 이탈리아 혹은 미국을 알아보다 학생비자면서 20시간 일을 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호주를 택했다. 2010년 그렇게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청소일을 하면서 120년 전통 프랑스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의 입학을 준비했다.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요리사로서의 실전 경험을 쌓고 또 생활비도 벌어야 했기에 이력서를 무작정 돌리기 시작했다.

당시 호주의 미슐랭이라고 불리우는 ‘The Good Food Guide’에 소개되었던 레스토랑에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고, 간절히 원했던 곳은 며칠 간격 혹은 일주일 간격으로 계속 찾아가서 일하고 싶다 사정하기도 했다. 사실상 경험도 전무하고 영어도 못했던 요리학교 학생을 써 줄리 만무했다. 

이력서를 찢어서 버리는 것을 보기도 하고 문전 박대도 당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영적으로는 지쳐가고 생활비도 떨어져 갔기에 마트에서 가장 싼 1달러짜리 빵을 사먹으며 가족들과 교회 셀원들의 중보기도로 버텨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뷰 보자는 연락을 받았고 요리사의 길로 들어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방문시 VVIP function 준비.

거듭된 퇴짜 극복하며 유명 호텔 취업
그분 사랑 ‘맛’의 향연

처음 일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온 몸이 불덩이 같았고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오 주여!’라며 감사의 기도가 흘렀다.

4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교회는 엄격하게 다녔지만 학교 가듯이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했었다. 이때가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심기홍 수 셰프는 당시를 회고했다. 

요리사로서의 첫 발은 디뎠지만 녹록지 않았다. 바쁜 키친에서 언어적인 문제로 의사소통도 안되고 손도 느려서 욕 먹기 일쑤였고, 얼굴에 접시가 날라 오기도 했다. 

Butter poached Marron, spinach puree, bouillabaisse jelly, lime gel, zucchini flower, samphire, dehydrated mandarin.

차츰 익숙해 져가면서 호텔에 다시 무작정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고, 5성급 호텔인 소피텔에 파트타임으로 들어가게 됐다. 파트타임이었기 때문에 다른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해야 했지만, 호텔에서의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비자를 위해 퍼스로 이동했고 RAMS 스폰서 비자를 줄 수 있는 업체를 찾는다는 광고를 호주 광고 웹사이트인 검트리Gumtree)에 올리고, 비자가 가능한 호텔과 리조트를 찾아서 이력서를 보냈다. 이후 쉐라톤에서 인터뷰를 보게 됐고 영주권을 받았다. 

이후 2017년 10월 새로 오픈한 소피텔 달링하버 지점에서 오퍼를 받고 현재 수 셰프로 근무중이다. 지난해에는 모교인 르꼬르동블루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호텔 대표로 참석하게 되었는데, 같은 길을 걷는 청년들을 보면서 멘토링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관련돼 시티 주안교회에서 같은 뜻을 청년들이 함께 요리 선교회를 만들게 됐고,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과 소망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Beetroot garden - Slow cooked baby beetroot, fermented baby radish.

“8년여간의 호주 생활을 돌아보며 오직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한없이 부족한 저를 이끌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릴 뿐입니다. 어려운 과정 속에서 함께 기도해 주심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주님의 사랑의 맛을 전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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