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리 스테갈 무소속 후보 강력 도전

와링가에서 토니 애봇 전 총리에게 도전한 잘리 스테갈 무소속 후보

시드니 노던비치의 와링가(Warringah)는 2019 연방 총선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거구들 중 하나다. 이유는 와링가는 토니 애봇 전 총리(Tony Abbott, 61)가 25년 동안 당선된 자유당 텃밭 중 하나였지만 이번 총선에서 ‘낙선 이변’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기 때문이다.
 
맨리, 모스만, 뉴트럴베이 등 시드니에서 소득이 높은 부촌 지역들을 포함하는 와링가 선거구에서 애봇을 위협하는 호적수는 잘리 스테갈(Zali Steggall, 45) 무소속 후보다. 
스테갈 후보는 동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받은 스키 선수(champion Olympic skier) 출신으로 현재는 가정법 전문 법정변호사(family law barrister)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월말 출마를 발표하고 열성적인 켐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녀가 밝힌 정치권 도전의 이유는 지난해 자유당 말콤 턴불 총리의 퇴출이었다. 자유당 부대표였던 줄리 비숍 전 외교장관도 밀려난 상황에 그녀는 분노와 실망하고 직접 총선 출마를 결정했다.   

2월 여론조사에서 스테갈 후보가 54:46으로 애봇 전 총리에게 앞섰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와 자유당 보수파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와링가에서 자유당과 애봇 의원의 지지율 하락은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3.23 NSW 선거에서 와링가 지역은 자유당 지지율이 13% 폭락했다. 2016년 애봇 전 총리와 2위를 한 녹색당 후보와의 당락 표차(margin)는 11%였다. 선헤럴드지(the Sun Herald)는 “자유당 내부의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하락이 12%에 달했다”고 폭로했다. 

토니 애봇 전 총리가 와링가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9번째 와링가 지역구에 도전하는 애봇 전 총리는 강경 보수 성향의 정치 노선으로 인해 의외로 반대파가 많다. 여러 명의 무소속 후보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좌파 행동그룹 겟업(GetUp)은 낙선 대상에 애봇 전 총리를 포함시켰다. 겟업은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은 스테갈 후보 또는 또 다른 무소속 수잔 모일란-쿰(Susan Moylan-Coombs) 후보를 고려하라”는 켐페인을 전개하면서 애봇 낙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애봇 전 총리는 “스테갈을 지지하는 것은 사실상 빌 쇼튼 야당대표를 지지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며 반격하고 있다. 보수단체 ‘어드반스 오스트레일리아(Advance Australia)’는 “스테갈 후보는 겟업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애봇 지지 켐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스테갈 후보는 “나는 단 1센트도 겟업의 지원을 받은 바 없다. 그 단체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겟업도 “증거를 제시하라”며 반박했다.   

스테갈 후보는 맨리에서 출생했고 자란 토박이다. 그녀 부모는 맨리 지역에 강한 연고를 갖고 있다. 어릴 때 몇 년 프랑스 체류 후 15살 때 귀국해 모스만의 퀸우드여고를 졸업했다. 올림픽 스키 선수로 활동하다 법대 공부(파트타임)를 위해 2002년 체육계에서 은퇴했다. 호주 대표선수 활동 등으로 국민훈장(OAM)과 호주체육훈장(Australian Sports Medal)을 수훈했다.  
맨리 지역 럭비리그팀 ‘맨리 시 이글즈(Manly Sea Eagles)’에서 마케팅 책임자였던 두 번째 남편 팀 어빙과 결혼했고 5명의 자녀(2명 출산, 3명 입양) 를 두고 있다. 아버지 잭은 맨리 럭비팀 선수 출신이며 지역 변호사로 활동했고 약사였던 어머니 수잔은 작가 겸 아동만화가로도 활동했다.   
그녀와 가족은 지역 토박이인 부유층 주민들과 폭넓은 네트워킹으로 펀딩도 수월하고 약 1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그녀는 ‘경제적 보수주의자(economically conservative)’로서 노동당의 네거티브 기어링 제한에 반대하지만 기후변화정책은 지지한다. 그녀는 “기후변화 정책에서 자유당의 행동하지 않는 대가(cost of inaction)가 재생 에너지 보조금보다 훨씬 더 부담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당은 ‘스테갈 후보는 정책 관련 일을 한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공략하며 그녀를 ‘좌파 겟업 지지를 받는 후보’, ‘그녀를 지지하면 노동당이 집권할 수 있고 빌 쇼튼이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공격을 하고 있다.   

총선일 발표 후 지역구 판세가 어떤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와링가에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애봇 전 총리가 종전 선거 때와는 다르게 당락이 불안할 정도로 크게 고전할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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