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영웅 잃었다” 국내외 각계 조의 발표
메디케어 어코드 작업장성차별금지 변동환율 등 많은 업적 남겨  

23대 총리를 역임한 봅 호크 전 총리가 17일 타계했다

호주 23대 총리를 역임한 ‘호주 현대사의 거인’ 봅 호크(Bob Hawke) 전 총리가 16일 시드니에서 타계했다. 향년 89세(1929년 12월 9일 ~ 2019년 5월 16일). 

그의 재혼한 아내 블랑쉬 덜퍼젯(Blanche d'Alpuget) 여사는 고인이 가족들 품에서 조용히 영면했다고 16일 발표했다.

노동당 최장수 총리(1983~1991년)인 호크 전 총리는 호주 경제를 크게 개혁했고 호주를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도록 한 탁월한 정치 지도자로서 여러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스콧 모리슨 총리와 빌 쇼튼 야당대표를 비롯한 전현직 정계 지도자들과 노동당 출신 정치인들과 고인의 지인들을 비롯 호주 각계와 해외에서 그의 별세 소식에 애도하며 조의를 표하고 있다.   

노동당 총선 켐페인 발대식에 참석한 봅 호크 전 총리와 폴 키팅 전 총리

호크 전 총리는 1929년 12월 9일 남호주에서 출생했지만 서호주(퍼스)로 이주해 성장했다. 그의 부친 클렘(Clem) 호크는 개신교 목사(Congregationalist minister)였고 모친 엘리(Ellie)은 학교 교사였다. 그의 삼촌 알버트 호크(Albert Hawke)는 서호주 주총리였다.
 
호크 전 총리는 서호주대 졸업(법학과 문학 복수전공) 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로즈장학생(Rhodes scholarship)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호방한 기질로 유머를 즐긴 그는 영국 유학 시절 1.4리터 맥주를 11초만에 마셔 당시 세계 기록을 수립한 맥주 애호가였다.  

빌 쇼튼 야당대표와 봅 호크 전 총리

호주노총(ACTU) 간부로 참여하며 노동법 전문변호사로서 역량을 크게 인정받았다. 노사분야에서 그의 탁월한 조정 중재자 역할은 훗날 정치권에서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계기가 됐고 노동당의 4연속 총선 승리(1983, 1984년, 1987년, 1990년)의 발판이 됐다.

그는 총리 시절 많은 업적을 남겼다. 

• 합의를 중시한 어코드 제도 정착으로 노사관계 증진. 
• 메디케어(Medicare) 도입(1984년 2월)으로 호주 최초의 전국민 의료보건제도 확립. 
• 경제 개혁 조치 추진: 호주달러의 고정 환률제를 폐기하고 변동 환률로 변경(1983년). 관세 및 보조금 삭감으로 호주 산업체(제조업) 국제경쟁력 강화. 영업시간 제한 철폐. 
• 작업장 성별 차별(임금 격차 등) 금지. 
•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창설 주역(1989년)
• 환경: 연방 정부의 세계자연유산보호지정 권리 인준으로 카카두국립공원 보호, 타즈마니아 프랭클린강댐 건설 방지, 퀸즐랜드 국립공원 확대, 안헴랜드 우라늄 광산 반대 등.
• 문화: 호주 국가 ‘어드반스 오스트레일리아 페어(Advance Australia Fair) 채택(1984년). 호주 상징 칼러로 ’그린 앤드 골드(green and gold)‘ 선정

여러 분야에서 이같은 큰 업적으로 호크 전 총리는 호주 현대사에서 가장 탁월한 업적을 남겼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국가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다.   
1994년 헤이젤 호크 여사와 별거 후 그의 전기 작가였던 블랑쉬 덜퍼젯과 재혼했다. 헤이젤 여사는 말년 치매로 고생하다 타계했다. 

80년대 총리 시절의 봅 호크

호크 전 총리는 2주 전 노동당의 총선 켐페인 발대식에 참석해 폴 키팅, 케빈 러드, 줄리아 길러드 전 총리들과 함께 노동당 지지자들을 격려하면서 빌 쇼튼 야당대표가 반드시 차기 총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나탰다. 
호크 전 총리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지만 총선 후 범사회적 추모식이 거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호크 총리 시절(노태우 대통령 방호) 호주-한국 정상회담에서 호주측 통역을 맡았던 시드니 동포 독고영란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시를 회고하면서 “호주를 경제적으로 또 국제적으로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시킨 진정한 영웅이었다”라고 추도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