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배척은 호주의 뿌리에 대한 부정

호주 정부의 현 난민정책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인가? 

최근 제인 맥아담NSW 국제난민법 연구소(Kaldor Centre for International Refugee Law)소장과 피오나 청연구원은 여야를 가를 것 없이 추진해온 해상유입 난민처리대책이 인권적으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다며, 방향전환을 촉구했다.

맥아담 소장은 4일 시드니모닝헤럴드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도, 호주정부가 보트피플이라고 불리는 해상유입 난민들을 마누스와 나우루 등에 수용하여 처리하는 정책은 이미 엄청난 고통을 거쳐 호주로 향한 이들에게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로는 기나긴 검증절차를 걸쳐 유엔이 규정하는 난민으로 확인이 되어도 이들의 호주정착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호주정부는 노동당, 연립당 정부 할 것없이 모든 해상유입난민들을 남태평양의 인근국가인 나우루와 마누스섬에 일괄적으로 무한정 수용하고 있다. 

이 시설들에 현재 약 8백여명이 임시 보호를 받고 있는데, 이들의 처리에 가족상황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관계로, 사전에 호주 입국에 성공한 가족과 기약없는 이별을 강요받고 있다. 

대부분은 6여년이상 그곳에 갇혀 지냈지만 호주 정부는 이들의 미래에 대해 전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중 약 80%가 우울증, 내상스트레스 증상 등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연방정부 선거이후 마누스 수용시설에서만, 약 백여건의 자살과 자해시도가 있었다.

최근 재집권에 성공한 모리스 총리는 지난해 무소속후보들과 연립당 내부반란표의 힘을 빌어 통과된 이들 난민의 치료를 위한 호주이송 허가조치를 뒤집으려 시도하고 있다. 그녀는 호주의 역대정부들이 꼽아온 ‘현 난민정책의 정당성’을 하나 하나 집어 반박한다.
정부는 그동안 이들이 호주에 불법으로 들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전쟁이나 박해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여권이나 비자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세계 난민협약은 난민들이 적절한 법적 문서를 가지지 못한 채 입국을 했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이러한 정책으로 해상으로 진입을 시도하려다 죽음을 당하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트피플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배를 탈 만큼, 고향의 상황이 절박하다. 호주정부가 이들의 목숨을 정말 신경쓴다면 이들이 정착을 더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아담스씨는 최근 낸 책 <난민의 권리와 잘못된 정책들(Refugee Rights and Policy Wrongs)>에서 정부가 이제는 ‘무조건’이라는 전제를 버리고, 증거에 기반을 하고 국제법 규정에 따라 난민들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날로 심각해지는 난민문제에 점점 더 문을 걸어잠구는 주요국가들의 행태에 대해, 호주가 리더쉽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호주의 다문화적 환경자체는 난민의 정착에 최적의 가능성을 제공한다며, 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호주의 장점을 더 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호주가 과거에 그랬듯이, 다시 난민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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