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논란 끝에 통과된 난민치료를 위한 호주입국허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의 비협조와 관료주의적 처리로 인해 서류심사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가디안 호주판은 나우루 난민수용소에서 약속된 치료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절망에 빠져있는 난민들의 상황을 보도했다. 

5월에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뒤, 치료가 필요한 난민여성 ‘비타’의 상황을 소개했다. 호주 본토에서 치료를 받기위해 필요한 의사 2명의 소견서를 받았지만 10주가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의사들은 “그녀는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속한 조치가 없으면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소견서를 보냈지만 호주 정부는 묵묵무답이다.

이란 출신의 비타는 “지난 7년간 많은 수모와 어려움을 참아왔지만 더 이상 이런 불확성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의 상황을 천천히 자신을 죽이는 것 같다며, 이제는 호주에 가고 싶은 마음보다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여러 난민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호주와 나우루 정부 양쪽이 계속되는 서류처리 지체와 변명으로 일관하며 조속한 처리를 미루고 있다며 지금은 절망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소견서를 받은 후에도, 일련의 호주와 나우루 정부 담당자들의 허가과정이 필요한 데 여기에만 걸리는 시간도 상당하다. 또 나우루 정부의 태도도 문제다. 전화통화를 통한 의료상담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나우루 정부는, 의사의 소견서가 있어도 제 삼자의 전문가 의견을 요구하고 있고, 이후에도 이송을 위한 심의를 따로 거치도록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