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갑자기 기조 변경.. 세계 추세 역행” 성토

호주 총리를 비난한 데이비드 애튼버러경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영향력이 큰 환경주의자 겸 방송인인 영국의 데이비드 애튼버러경(Sir David Attenborough, 93)이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가 “새로운 석탄광 개발을 지지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미온적”이라면서 강력 비난했다. 

호주 전국 라디오 방송국 트리플 제이(Triple J)의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인 핵(Hack)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과거 호주 정부는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해 올바른 일을 했지만 갑자기 이런 기조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미국 순방 중 유엔에서 열린 기후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다른 행사에 참석해 비난을 받았다

그는 “호주의 정치 지도자는 대보초(the Barrier Reef)를 포함해 지구 표면에 매우 특별한 부분을 보호하고 있다. 당신의 말과 행동이 실제로 중요하다. 그런데 갑자기 석탄이 얼마나 배출되든지 아무 문제가 없다거나 다른 나라가 하는 것을 상관하지 않는다라는 태도를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리슨 총리가 2017년 재무장관 시절 호주 의회(하원)에 석탄 덩어리를 가져온 에피소드를 지적하며 “호주가 석탄광을 새로 개발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그의 행동이  농담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지난 5월 호주 총선에서 모리슨 총리가 노동당보다 미약한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제시하며 퀸즐랜드 아다니 석탄광을 포함해 광산 개발에 대한 정책적 지지를 획득한 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백화현상으로 죽어가는 호주의 대보초

애튼버러경은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나?  무언가 대응을 하지 않으면 당신의 돈(투자)이 손실될 것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은행가들과 대기업들에게도 확신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 글로벌 기후행동 시위와 관련, “젊은 세대는 사안을 매우 분명하게 직시하면서 정치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호주의 대보초가 백화(coral bleaching) 현상으로 죽어가는 실상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개탄했다.

애튼버러경의 인터뷰는 트피플 제이 라디오 또는 24일 ABC 방송의 세븐서티(7:30)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20일 열린 호주 학생들의 기후변화 촉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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