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동일, 투명 위조방지기술 적용

호주중앙은행(RBA)이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점자 모드를 포함한 20달러 신권을 9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앞서 2016년 9월과 2017년 9월, 작년 10월에 각각 발행된 5달러, 10달러, 50달러 신권처럼 ‘위조방지 및 식별 용이’가 재디자인의 핵심이라며 “혁신적 보안 기능 강화로 위폐 가능성을 대폭 낮췄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기능을 담았다”고 밝혔다.

20달러 신권에도 화폐 가치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점자(3개)가 상단 모서리에 위치해 있다. 기존 지폐와 마찬가지로 여성 사업가 메리 레이비(Mary Reibey)와 존 플린(John Flynn) 목사가 등장하며 중앙 투명한 부분에는 지폐를 좌우로 움직이면 쿠카바라(kookaburra)가 날아가는 홀로그램, 위아래로 흔들면 숫자가 뒤집히는 등의 위조방지기술이 적용됐다.

상이한 색상 발현 효과와 함께 플린 목사 저서 ‘부시맨의 동반자’(The Bushman’s Companion)에서 발췌한 문구와 메리 레이비 선박의 이름도 인쇄됐다. 

호주 최초 점자 지폐가 도입된 계기는 5년 전 11세 시각장애 소년이 지폐 금액을 구별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호소하며 온라인 청원 운동을 펼치면서 시작됐고 무려 5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냈다.

호주 시각장애인 권익단체인 비전오스트레일리아(Vision Australia)는 “전국 35만 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일반인들과 같이 정확하고 쉽게 화폐 금액을 식별할 수 있게 됐다”며 신권 발행을 환영했다.

지폐에 점자가 없어 금액 확인이 힘들었던 기존에는 지폐의 크기를 측정해주는 소형 식별 장치나 휴대폰 앱에 의존했으나 매우 성가시고 시간이 오래 걸려 그다지 실용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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