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서울을 다녀와 본난에 ‘신문에 유용한 정보가 더 많기를 바라며’란 제목으로 정보 부재로 겪은  몇 가지 경험 이야기를 썼었다 (2019년 1월 18일자).  그 내용은 동포신문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생활정보를 찾아 충분히 보도해준다면 좋은데, 인원 부족으로 못하니 외부 기고가들이 이래저래 알게 된  정보를 글로 써 줌으로써 그 간극을 조금이라도 메우자는 제안과 함께 든 몇 가지 사례였다. .

정보(information)나 생각(thoughts)을 남과 나누는 것을 영어로 Share, 우리말로는 인터넷 공간에 쓰이는 말 대로 ‘공유’가 아닌가 한다. 그간 외부 기고는 많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런 경험 중심의 정보 제공 (말하자면 우리가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그런 정보가  아니라 essential한 생활정보) 목적으로 하는 기고를 별로 보지 못했다. 

지금 3일 시드니를 떠나 경기도 안산에 묵고 있다. 공적인 일로 고국에 올 일은 없고, 집 사람 치아 임풀란트 시술 때문에 와있다. 안산의 중앙역 바로 앞 번화가에 있는 ‘사랑의 꽃 피는 치과’의 원장이 내 조카다. 

지난번 기사에도 밝혔지만, 이번에도 공항에 내릴 때부터 당장 해야 할 급선무가 시드니에서 가져온 휴대폰을 한국에서 쓸 수 있게 심카드를 바꾸고 데이터를 충전하는 일이었다.    

심카드가 아니고 유심이라고 

3년 전까지는 한국에 갈 때마다 인천공항의 SK대리점에서 모발폰을 임대해서 썼다. 그 때 여기서 가져간 휴대폰도 되길래 한 두 번 써 봤다. 나중 알고 보니 이른바 로밍이 된 것이라서 2-3백달러 넘게 예상치 않은 비용이 나왔었다.

작년에는  휴대폰 임대 대신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KT점포를 찾아가 가져간 휴대폰에 심카드를 사서 바꿔 넣었다. 또 거기서 전화와 카카오톡 문자를 보내기 위하여 필요하다는 데이터를 충전했다. 총 10여만원 좀 넘게 들었다. .

그 데이터는 1년 동안인가 유효하다고 들었다.  휴대폰 메시지 앱에도 얼마가 남아있다고 안내 문자가 떠 있어 그렇게 믿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걸 살리고 데이터도 보충할 요량으로 내리자 마자 공항 KT점포로 달려갔으나 그건 공항에서 못하고 시내에 있는 KT점포를 찾아 가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회사고 점포인데 무슨 소리인 지, 아무튼 해외 교포 고객의 편의는 전혀 고려치 않는 영업 시스템인 건 분명해 보였다.

안산에 와서 근처 KT점포를 찾아 가 상담을 해보니 데이터가 남아 있다고 했으나 작년 썼던 심카드(이번에 안건데 이제는 여기서는 카드 대신 usim이라고 불러)를 가져 왔어야 하는데 놓고 와 일을 못 마쳤다. 심카드를 새로 넣어 달라고 하니 거기서 좀 떨어진 KT본사로 가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그 이유를 알고 보니 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이었다).  
  

주말을 지나 월요일 아침 일찍 본사를 찾아가 창구 여직원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는 25,000원 상당의 데이터가 남아 있다고 했다. 거기서 7,700원을 지불하고 심카드를 새로 바꿔 넣었다. 그 직원은 휴대폰을 간단히 테스트 해보고는 된다며 나게 건네주었다. 

집에 와서 해보니 휴대폰 안에서 짧게 녹음 소리가 나오는데 잔여 데이터는 기한이 지나서 전화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다. KT본사는 거리가 있어,  처음 들렀었던 근처 KT점포로 다시 가봤다. 점검해 보더니 녹음 대로다. 데이터는 남아 있으나 기한이 지났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전화 충전 1개월 분 4,000원, 카톡 충전 1개월 분 14,000원을 지불, 도착 4일만에야 전화 사용이 가능해졌다. 그건 좋은데 처음 에 점포에서 말하기로는 전화 충전은 1년 분 5만원, 데이터 충전은 2기가당 25,000원이라고 했었다. 하라는 대로 하면 되지만 또 다른 혼란이다.  

이번 여행은 딸이 동행했다. 딸은 보다폰을 통해서 안 정보인데 하루 5불 비용이면 한국에서도 심카드와 전화 번호를 바꿀 필요 없이 로밍으로 그대로 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고, 딸은 그렇게 전화 이용을 하고 1주일만에 시드니로 돌아 갔다. 그 5불 로밍 시스템은 사용한 날만 비용이 청구 되고 안 쓰는 날은 나갈게 없단다. 아마도 비교적 새로 나온 보다폰의 오퍼 같은 데 우리 같은 컴맹이 알 택이 없다. 그래서 정보 제공의 필요가 아닌가? 혹자 왈 다 아는 일인데 바보같은 소리를 한다고 할지 모르겠다.

보행자 우선 건널목

두 가지 다른 경험담을 쓰고 끝내겠다. 
 
(1) 도보자가 우선인 길 건널목은 알다시피 영어로 Zebra crossing이라고 부른다. Zebra는 얼룩말이다. 그 건널목 바닥은  Zebra의 외모처럼 줄 무늬로 되어있다. 시드니에서는 사람이 거기를 걷너려고 하면 차가 먼저 서 준다. 

한국을 여러 번 여행 했지만, 여기 제도에 대하여 그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번에 북촌(北村)에 놀러 갔다가 사고 당할 번 한 후 크게 경계심을 갖게 되었다. 서울과 안산 시내의 건널목은 모두 Zebra crossing 표시로 되어 있다. 관광지인 북촌의 길도 마찬가지다. 

택시를 타면서 여러 기사들에게 물어봤다. 그 표시 지역은 보행자가 우선이란다. 그런데 넓은 길에는 그 자리에 신호등이 켜져 있다. 혼란스럽다. 신호등을 잘 보고 따라야지 보행자 우선으로 착각해서 넘어 가면 큰 일 난다. 내가 그런 실수를 한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좁은 길에는 보행자 우선 표시만 있지 신호등은 없다. 신호등이 없으니 바닥만 보고 걸어가다가는 차에 치여 죽기 딱 맞다.. 사람을 보고 멈춰 주는 차는 거의 없다.

(2) 딸은 서울의 어느 은행에 예금 구좌를 가지고 있다. 일부 돈을  찾아 쓰려고 거기를 방문했다. 통장, 도장, 비밀 번호, 호주 여권 등 필요한 서류를 창구 직원에게 제시했으나 여권 번호가 예금 때와는 다르다고 해서 30분 이상 시비를 벌여야 했다 

나도 지난 40년 동안 여권을 10여 번 갱신했다. 번호가 주민등록증처럼 언제나 똑 같은 지 체크해보지 않아 모른다. 교민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각자 소지한 여권 번호는 10년 전, 20년 전과 똑 같으냐고?

수많은 호주 동포들이 고국 정부 초청을 받아, 가족을 만나러, 관광으로 등 한국 여행을 한다. 나 같은 바보가 아니어서일까,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이라고 체통 때문일까? 이런 개인이 겪은 경험을 적어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게 알려주는 기고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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