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리스트(Playlist)' 전시회

“쥬얼리(보석)는 작지만 삶에 그리고 문화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귀하게 여기며 몸에 지니며 장신구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다. 쥬얼리를 통한 다문화의 소통으로 이 전시회는 의미가 있다” 

16일 문화원에서 열린 전시회 개막식은 파워하우스뮤지엄(MAAS)의 에바 체르니스 릴(Eva Czernis-Ryl) 학예사 진행으로 시작됐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원장 박소정,이하 ‘문화원’)은 11일부터 시드니 공예주간(Sydney Craft Week, 호주디자인센터 주관) 프로그램 일환으로 '플레이리스트(Playlist)' 금속 공예 및 쥬얼리 전시를 열고 있다. 

시드니와 멜번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호주 작가 7인(브리짓 케네디, 강대훈, 조진아, 도정미, 케니 손, 리오니 심슨, 비키 메이슨)의 금속 공예 및 주얼리 작품을 선보이는 '플레이리스트'는 11월 15일까지 문화원에서 열린다. 

개막식에는 조진아, 케니 손, 리오니 심슨이 참석해 전시된 작품을 소개했다. 작품들은 작가 개인의 경험에 기반한 독특한 디자인과 재료, 작업 방식이 주목을 받았다. 리오니 심슨은 호주 천연석 무카이트(Mookaite)로 만든 반지와 목걸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삶이 곧 나의 디자인” <케니 손>  
“주전자 공예는 작품으로만이 아닌 주전자로서의 기능을 할 때 가치가 있다. 화병과 거울 모두 각 각의 공간에서 삶 속에 녹아져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한다” 

케니 손은 생활 밀착형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도 실용적인 것을 중요시한다. “삶의 공간에서 사용될 때, 작품의 가치가 발현된다”고 그는 말한다. 

이번 전시회에 소개된 그의 작품 ‘주전자’는 제작단계부터 호주 미술계의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호주에서 은세공 장인인 헨드릭 포스터(Hendrik Forster)와 협업한 작품으로 서로 다른 배경의 문화, 사회 그리고 세대를 뛰어넘는 협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케니 손은 8살에 이민 온 교포 작가로 손으로 만드는 것이 좋아 공예를 택했고 그 길을 쭉 따라가고 있다. 호한재단을 통해서 6-7개월 동안 전통금속공예 조성준 명장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기도 했으며, 금속 표면에 홈을 파고 금실이나 은실을 끼워 넣어 장식하는 한국 전통 공예 기법인 '입사(入絲)'로 만든 거울과 촛대를 전시했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본다” <조진아 > 

“로멘티시즘이라고 나는 말한다. 과거의 재활용을 가지고 현재 나의 시선과 합쳐 미래를 본다” 

호주에서 대학을 다닐 때였다. 버려진 듯 한쪽 구석에 있었던 ‘구멍을 뚫은 연강(perforated mildsteel)’와의 첫만남이 10년이 넘는 그의 작품과 늘 함께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연강을 이용한 목걸이와 '트래블러’라는 주제로 만든 작품이 소개됐다. 

목걸이도 색다르다. 커피 빈이 들어있었던 캔 뚜껑을 재활용해 만들었고 담배 케이스는 그의 손을 거쳐 '트래블러’ 작품이 됐다. 

“철재로 된 과거의 담배 케이스를 보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 사람들은 담배를 다 피우고 그 케이스에 귀중한 것을 담아가지고 다녔던 문화를 떠올리며 나만의 감정을 담아 제작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버려진 것이 그의 손을 거쳐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 창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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