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주는 대체로 11~2월 석달동안을 ‘산불 발생기간’으로 정한다. 그러나 근래는 기후가 더워져 소방당국이 10월 1일부터 3월 31일로 기간을 연장했다.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산불이 발생하고 있어 특별한 산불 발생기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8월, 9월에도 또 4월말까지 산불이 발생한다. 

추운 겨울(6-8월)이 되어야 산불 소방관들이 안심한다고 한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메마르고 엘니뇨로 인한 고온현상이 산불을 부추기고 있다. 

NSW 북부 해안가 도시인 그라프톤(Grafton)은 11월 7일 낮 한때 기온이 아침보다 38도로 치솟아 북서부 구릉지와 평원에서는 기온이 40도를 기록했다. 

호주 뿐 아니라 미국의 캘리포니아 산불도, 영국의 산불도 시도때도 없다고 한다. 장기간 기후변화 현상으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건조 현상이 극심해져 산불 발생은 예측이 어렵게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11월 5일(화) 멜번컵 데이 때 국민들은 온 관심이 멜번컵에 집중된 가운데 가뭄으로 시달리던  NSW주는 강한 바람으로 곳곳에 산불이 발생했다. 

시드니 북쪽으로 310km 떨어진 타리(Taree) 인근에 큰 산불이 나서 퍼시픽 하이웨이 구간이 통행금지돼 많은 화물 트럭들이 고속도로에 서 있는 모습이 TV에 나왔다. 타리는 매닝강이 흐르고 땅이 비옥한 지방 도시다. 2016년 인구조사에서 거주자는 약 1만천여명이었다. 2개의 큰 강이 흘러 다른 지역보다 물 사정이 풍족한 곳이다. 그러나 갑자기 불어 닥친 강풍과 천둥으로 산불이 발생해서 큰 피해를 당했다. 

13일 현재 60여개의 산불이 NSW에서 진행되고 있다. 4명 사망, 30여명 부상, 가옥/농가 3백여채 소실 피해를 냈다. 12일 37도 고온 날씨로 비상사태와 재난 수준의 산불 위험이 경고됐는데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여전히 수백 가구가 대피 중이다.

연방 정부는 산불 피해자들에게 우선 성인은 1천 달러, 16세 미만은 4백 달러의 긴급 생활보조금을 지급한다.

현재까지 호주 최악의 산불 재앙은 2009년 빅토리아 산불이다. 10년 전 50군데 산불이 멜번 인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여 170여명이 숨졌고 가옥 2천여채가 소실됐다. 재산 피해가 2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됐다.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산불 악화는 NSW와 퀸즐랜드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최근 은행조사에서 소비 성향이 글로벌 금융위기(GFC) 때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빅토리아주는 인구도 많이 늘고 재정도 건전해저 NSW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드니 근교에서도 산불이 계속됐다. 1957년 1월 블루마운틴 산불로 25채 집과 학교, 교회를 태웠는데 인명 피해는 없었다. 1968년부터 1969년 사이에 블루마운틴과 울릉공 지방에 큰 산불이 나서  3명이 숨졌고 가옥 156채가 소실됐다. 산불로 100만 헥타르 이상이 불에 탔다. 

시드니 북부 혼스비에서는 1976년 산불로 가옥 3채가 전소됐다. 1977-79년 블루마운틴 산불로 가옥 49채가 소실됐고 5만4천 헥타르 지역을 태웠다. 1991-93년 시드니 북서부 버큼힐스 산불로   2명이 숨졌고 가옥 14채가 소실됐다. 1993-94년에는 시드니 북부, 서부와 서남부 지역에서 큰 산불이 나서 4명이 사망했고 가옥 287채가 소실됐다. 약 80만 헥타르를 태웠다. 
 
2001-2002년 블루마운틴, 헌터 벨리, 서부 시드니 산불로 가옥 109채가 소실됐다. 2013년 블루마운틴, 호크스베리 지역 산불로   2명이 사망했고 가옥 248채가 소실됐다. 

산불이 났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소방관 지시에 따라 안전한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다. 부득이 대피하지 못한 경우 집안으로 연기가 새어들어오지 않도록 문과 창문을 잘 잠그고 틈새를 막아야 한다. 산불은 종종 거센 바람 때문에 지나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집안에 있는 것이 안전할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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