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개국의 15세 학생 60만여명을 대상을 한 국제학력평가(PISA)에서 호주 학생들은 수학에서 중국 학생들보다 무려 3.5년 뒤처졌다. 수학, 과학, 읽기에서 호주 학생들의 실력은 오랜 기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호주 초중고교생들이 수학, 읽기, 과학에서 선두그룹보다 한참 뒤처졌다는 결과가 나와 학부모들의 실망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1위를 싹쓸이했고 싱가폴이 2위였다. 반면 호주는 수학 29위, 과학 17위, 읽기 16위로 2000년 이후 역대 최악이었다. 
   
OECD의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인 ‘피사 보고서’  2018년 결과가 3일 발표됐다. 호주 학생들은 수학 과목에서 OECD 평균을 간신히 넘었는데 이 평가 참여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과학도 역대 최저 점수를 받았다. 읽기에서는 호주 학생들이 싱가폴 학생들보다 1년 이상 뒤쳐진 것으로 평가됐다. 10학년생 82%(2006년 86%)만이 2015년 국제 읽기 평가기준에 도달했다. 

3년 주기로 실시되는 피사 보고서가 나오면서 호주 교육계가 충격을 받고 있다. 호주에서는 740여개 학교에서 1만4천여 학생들이 응시했다. 3개 과목에서 호주 학생들의 학력이 장기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사 시험을 주관하는 수 톰슨 국가별 프로젝트 담당관은 “호주의 평가 결과는 잠에서 깨어나라는 경종(wake-up call)이 울린 셈”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호주는 학생들이 수학, 과학, 읽기에서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고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과 유사한 기술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결과는 걱정스럽다. 호주의 아동들이 전세계 아동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글로벌 경제 시대에 특히 그렇다”라고 우려했다.

주별로는 남호주, 타즈마니아, 노던테리토리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 점수가 처음으로 OECD 평균에 미달됐다. 켄버라(ACT) 학생들의 평점이 가장 높았고 서호주도 평균을 넘었다. NSW와 빅토리아, 퀸즐랜드 학생들은 평균 수준이었다.  
전체적으로 호주 학생들은 수학에서 1년, 읽기와 과학에서도 거의 1년 뒤쳐졌다는 암울한 평가를 받았다. 
호주 학생들은 중국, 싱가폴, 에스토니아, 캐나다, 핀랜드. 아일랜드, 한국, 폴랜드 학생들보다 뒤쳐졌다. 호주와 비슷한 수준은 스웨덴, 뉴질랜드, 미국, 영국, 일본 등이다. 

사라 매튜스 박사(Dr Sarah Matthews)는 10년 전 PISA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아 대학연구원을 중단하고 수학 교사로 나섰다. 그는 현재 브리즈번 베이사이드 스테이트 칼리지(Brisbane Bayside State College)에서 교사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에 대한 두려움 없애는 교육을 하고 있다.  
“수학은 창의성과 문제 해결에 대한 과목(maths is about creativity and problem solving)임을 이해시키고자 노력한다.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그는 수학을 실제 세상에 적용시키면서 수학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뀌도록 노력하고 있다. 매튜스 박사의 8학년생 조쉬 톨리(Josh Tolley)는 “수학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주 앨리스 스프링스(Alice Springs)에서 열리는 교육위원회(Education Council) 회의 때 이번 PISA 결과에 대한 논의가 분명 뜨거울 것이다. 주/준주 정부의 교육부 장관들과 교육계 지도자들이 모여 호주 교육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책임 전가 공방이 가열될 전망이다.  

댄 테한 연방교육부 장관은 “호주 교육에 경고음이 울렸다. 이제 방향 전환의 때가 됐다. 교육 카운슬 미팅에서 각주/준주 교육장관들에게 교원노조의 논리를 접어두고 야심차게 논의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타냐 플리버섹 야당 의원은 “테한 장관은 이같은 부진한 결과에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다, 스콧 모리슨과 자유당에서도 경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점 중 하나는 “교사가 우수해야 학생들도 잘 배운다”는 점이다. 아쉽게도 대입 순위(ATAR)에서 교사 지망생 중 91-99.95점은 11%에 불과하다. 60-70점 선도 수두룩하다. 이러기에 호주 교사의 교육 수준이 형편없다(atrocious)는 지적을 받는 것이다.

교육 문제와 현실을 놓고 이념 논쟁이나 정쟁을 벌일 시기가 아니다. 교사의 질 개선 등 호주 학생들의 부진한 성적을 향상시킬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스마트’한 선진국으로 살아남기 위해 교육 수준의 질적 향상은 필요충분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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