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NSW에서 산불로 인해 벌써 270만 핵타르(서울시의 약 44배)의 임야가 불에 탔다. 720여채의 가옥이 전소돼고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주 몇일동안 다행히 바람에 방향이 동쪽 해안에서 불어왔고  날씨도 비교적 서늘해져 산불 기세가 약간 누그러졌다. 8일 현재 산불이 105곳에서 91개로 줄었다. 

그동안 땀을 흘린 2천여 소방대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에 감사한다. 아직도 48개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에 있다.

퀸즐랜드주도 50여개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의 산불 전문가들과 캐나다 소방대가 각각  21명씩 특수요원들을 파견해 산불 진화를 돕고 있다. 

시드니 북서부인 호크스벨리 지역을 비롯해 시드니 북부. 서부 지역 산불로 연기와 미세먼지가 자욱해졌다. 11월 11일부터 거의  18일동안 시드니 공기에 오염되어 500만 시민을 위협하고 있다. 

시드니의 공기는 10년간 세계 대도시 중 가장 좋은 곳 중 하나였다. 그러나 공기가 좋다고 해서 호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하늘이 갈색으로 변하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을 보고 실망하며 돌아간다고 한다. 

근래 시드니 대기의 질은 심각하다. 미세먼지를 호주에서 PM2.5(particulate matter 2.5 micrometer 이하)로 측정하는데 크기가 머리카락 지름의 3% 정도이다. 너무 작아서 전자현미경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이즈의 미세먼지가 1입방미터(One  cubic meter)에  88마이크로그램 정도다. 이는 기준치에 328배나 높은 수치로 건강에 위험을 준다. 

외부 활동을 줄이고 실내에 머물면서 자주 물을 마시라고 한다.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와 아스마 환자, 폐질환자, 심장병 환자들은 외부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마스크를 써도 미세먼지를 거를 수 없으니 마스크를 쓰는 것보다 집에 에어콘을 잘 정비해서 공기를 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2 라는 마스크는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왜냐하면 미세먼지보다는 연기나 기타 불순물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폐 뿐만이 아니라 혈관을 타고 심장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일부 지방의 학교들은 폐교 중이다. 최근 시드니에서 열린 2019년 호주 오픈 골프대회도 어려움 속에서 개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산불로 특히 큰 희생을 당한 것은 호주 토착 동물들이다. 캥거루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반명 행동이 느린 코알라는 약 400마리가 죽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호주 코알라의 95%가 NSW 북쪽과 퀸즐랜드 남쪽의 숲에서 서식하는데 이번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 약 4만 마리의 코알라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알라을 애끼는 호주 할머니들이 위험한 불속에서 코알라를 구조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특히 해외에서도 모금에 동참해 100만 달러가 모였다고 한다. 포트맥쿼리의 코알라 병원에 화상을 입은 코알라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자유-국민 연립 정부와 보수성향 정치인들은 기후변화 정책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다. 호주의 연구기관인 CSIRO의 과학자들은 정부의 빠른 기후변화 정책만이 호주를 살리는 길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2020년 산불이 25%가 늘어날 것이고  2050년에는 50%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대는 앞으로 기적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기 않는한 2019년은 117년 이래 가장 건조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년 호주에 내린 강우량이 256.2mm였다. 연평균 강우량이  465mm인데  55%정도 내린 것이다. 앞으로  2주 사이에 비 소식이 없다. 

이번 여름 몬순(monsoon) 기간에 북쪽 지방은 비가 내릴 수 있다. 그러나 3년 연속 비가 부족해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동시에 기후변화(지구온난화)로 인해 수은주가 크게 오르고 있다. 2001년 이래 단지 한해만 평균기온보다 추웠다. 

2019년 평균기온은 1.37C 더웠다. 2013년에 이미 평균보다 0.4C가 높았다. 이 결과 호주에 비가 많이 줄었고 온도는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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