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인간이 하기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보통 분한 마음은 복수만을 위해 치닫는다.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 계절에 자주 ‘기적’이 일어난다고 한다. 
평소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용서를
다른 힘을 빌려서 하게 되는 것이 기적이다. 

그 다른 힘은 예수의 사랑 정신에서 비롯되는지
이 계절의 독특한 분위기가 만드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인간에게 남을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주게 된다.
가장 큰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다.  

이를 가리켜 ‘크리스마스 정신’이라고 부른다. 

기독교가 약해지면서 요즘 서양에선 크리스마스가 헤어졌던 가족이 
1년에 한번 다시 만나는 날이 됐다.

호주에선 쇼핑센터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캐롤을 금지시켰다. 
타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기독교 노래를 강요한다는 이유다.

호주 다문화주의 정신에도 어긋난다는 해석이다.
그 대신 서양 크리스마스가 주는 꿈과 환상이 줄어들었다

이왕 변하는 김에 크리스마스가 용서하지 못하던 
사람을 용서하는 계절이 됐으면 하고 상상해 본다.

자기 힘으로 안 되면 기적과 같은 ‘크리스마스 정신’의 힘을
빌려서라도.

복싱 데이(Boxing day)
12월 26일은 ‘복싱 데이’라는 공휴일이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다. 이 풍습은 영국에서 시작되어 영연방 국가들이 공휴일로 지킨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이 날을 세컨드 크리스마스(2nd X-Mas)로 부르며 역시 휴일로 지킨다. 금년 복싱데이는 목요일이다. 금요일(27일)만 휴가를 내면 주말을 끼고 5일 연휴가 계속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주일은 주중 4일이 공식 휴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다가 자기의 월차 2-3일을 합하면 1주일에다가 다음 주 토, 일요일까지 합쳐 약 10일 간의 휴가기간이 생긴다.

여기에 1월 초 3일 간 공휴일을 합하면 2주쯤 된다. 외국여행 하기에도 충분하다. 호주의 경우 12월 24일부터 1월 4일까지는 실제로 국가 행정이 마비되는 기간이기도 하다. 호주는 이 계절에 국민의 3분의 1정도가 동시에 여행을 한다. 이 기간 중 호텔 등 숙소나 휴양지는 6개월 전부터 예약이 완료되는 게 보통이다. 해변에서 ‘캠프 파이어(camp fire)’를 하며 맞는 호주의 여름 크리스마스도 맛이 색다르다. 

또 12월 26일은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반액 세일하는 쇼핑(Shopping day)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세일과 같은 성격이다. 원래 이날은 예수의 제자로 예수를 부인하라는 요구를 거절하고 예루살렘에서 돌에 맞아 순교한 ‘성 스테판의 날(Saint Stephen’s day)’이기도 하다. 그 날이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라 선물 상자(Box)를 풀고 정리하는 날로 영연방국가들이 이 날을 철저히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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