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간 총리 가족 “조기 귀국할 것”

19일 4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시민들이 키리빌리 총리 관저 앞에서 모리슨 총리 규탄 시위를 했다

국가적인 산불 위기 상황에 하와이로 해외여행을 떠나 비난을 받고 있는 스콧 모리슨 총리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후회한다면서 휴가를 단축하고 조기 귀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20일(금) 오전 화와이에서 시드니 라디오 2GB와의 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총리실은 안보를 이유로 총리의 휴가지조차 공개하지 않았는데 모리슨 총리는 가족과 함께 이례적으로 이른 시기에 하와이로 연말 휴가를 떠났다. 그는 휴가 계획이 오래 전 계획됐다고 말했다,

NSW 주정부는 40도 이상 고온의 무더위가 엄습한 19일(월)  산불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이날 저녁 시드니 남부 바고(Bargo) 인근에서 산불을 진압하던 산불소방대(RFS) 소속 의용소방대원 2명이 사망하고 2명은 중경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 2명은 모두 어린 자녀들 둔 30대 가장들이다.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 해외여행을 떠난 총리에 대해 야당 의원들과 언론은 물론 상당수 국민들이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19일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노스 시드니의 키리빌리 소재 총리 관저 앞에 운집해 모리슨 총리의 기후변화 무대응을 질타했고 해외여행을 비난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 시기에 해외여행을 간 것은 미친 짓”이라고 성토하며 “당장 귀국해 산불진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가 산불 위기 상황에 해외휴가를 떠나 비난을 받고 있다

모리슨 총리의 해외여행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비난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특히 총리 대행인 마이클 맥코맥 부총리 겸 국민당 대표는 “전적으로 적합한(entirely appropriate) 결정”이었다고 옹호했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가 “이 시기에 가족 휴가를 떠난 것으로 인해 국민들의 기분이 상한 것에 대해 크게 후회한다(deeply regret)”라고 스스로 사과의 뜻을 밝혀 옹호 발언이 무색해졌다.  

모리슨 총리는 산불과 화이트섬 화산 폭발 피해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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