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주들 보수비 250만불 대출 상환 공동 부담 
‘분노와 고통’ 속 해결책 없이 3년반 지나
전체 53세대 중 한인들 37세대    

2016년 강풍으로 지붕이 파괴된 리드컴의 아파트.

2016년 1월 강풍으로 지붕이 날아가 2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리드컴 워터 스트리트(Water Street) 아파트’가 시공사와 보험회사, 카운슬 등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가운데 3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상당수 한인들이 포함된 아파트 소유주들의 고통도 심각하다.  전체 53세대 중 37세대 100여명이 한인들이다. 

20일(월) 시드니모닝헤럴드지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소개하면서 아무도 책임을 지지않는 현실을 폭로했다. 

로빈 손(34)씨는 2014년 말 리드컴 아파트를 구입한 직후 웨스트 라이드의 부모 집에서 분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사 예정 아파트가 피해를 당하자 건물 수리비 마련을 위해 5배로 급증한 스트라타 비용(관리비)과 모기지를 갚느라 2베드룸 아파트로 이사할 여력이 없게 됐다. 힘겹게 관리비와 대출금을 상환하고 있다. 아파트 소유주들은 대부분 손씨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 

손씨는 "정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한다. 건설업자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한다. 보험회사는 건설업자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않고 떠넘기려는 작태에 화가 난다”라고 분노했다.
 
문제의 이 아파트는 레바논계 부동산 개발업자인  로니 오우익 전 어번 시장(자유당)의 건설 회사가 지었다.

그는 “당시 건축업자는 건축업자 자격증을 가졌지 모든 것을 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나는 책임을 질 수 없다”라고 강변한 바 있다. 

AIG 보험사는 “이 아파트 지붕에 구조적인 하자가 있으며 강풍이 지붕 붕괴의 주원인이 아니다”라는 판정을 내리고 아파트소유주협의체를 대리한 스트라타관리회사의 보상 청구를 거부했다.

1년 전 아파트 소유주들은 소비자법에 따라 오우익 전 시장의 회사 BBC 건축회사와 구 어번 카운슬을 통합한 컴벌랜드 카운슬을 상대로 1천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리드컴 아파트 개발업자인 로니 오우익 전 어번 시장은 자유당 후보로 2015년 NSW 선거에 출마했다. 오른쪽은 자유당의 마이크 베어드 당시 NSW 주총리

소유주들은 “지붕에 결함이 있었으며 오우익은 지붕의 구조적 안정성이 설계나 검사, 인증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아파트 매입 당시 이 사실을 소유주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드컴 아파트 지붕은 건축 당시(12년 전) 카운슬이 아닌 민간 검사관(private certifier)을 통해 승인을 받았다.

건축업자와 구매자 사이에 관리 의무를 정하게 되지만,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이고 2008년 9월에 완공된 건물은 10년 이상 된 것이기 때문에 워런티 기간이 지났다. 

리드컴 아파트 소유주들은 2016년 6월 또 다른 폭풍으로 인해 추가적인 피해를 입은 후 블록을 수리하기 위해 총 250만 달러를 집단 대출받았고 세대당 연평균 1만2000달러의 스트라타를 내고 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또 다른 아파트 소유주인 정주희 씨는 "5년 후 은퇴할 계획이었지만 이제는 더 오래 일할 수 밖에 없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가끔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다.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아파트 소유주 하연실 목사는 약 3200달러의 스트라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청소를 하고 있다.

컴벌랜드 카운슬은 “이 문제가 옛 어번 카운슬로부터 넘어온 것이어서 아파트 소유주들의 경제적 손실과 관련해 어떠한 책임도 없다” 라는 무책임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오우익 전 시장도 “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그 사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라고 발뺌했다.

정 씨는 한호일보의 인터뷰 요청과 관련, “전 재산을 다 쏟아부은 아파트에 이런 문제가 생겨 극심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소유주들이 논의했지만 한인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피해자들은 언론 보도를 통한 아파트 가격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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