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클럽 회원권 미신고..장관행동강령 위반”
총리실 보고서 “선거 영향 증거 발견 못해”

2일 농업장관직과 국민당 부대표직에서 사임한 브리지트 맥켄지 상원의원

스포츠 지원금 스캔들(sports rorts affair)로 거센 사임 압박에 시달렸던 브리지트 맥켄지 상원의원(Senator Bridget McKenzie)이 결국 농업부 장관직과 국민당 부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스캔들이 확산되자 스콧 모리슨 총리는 총리 내각실(Department of Prime Minister and Cabinet)의 필 가젠스 비서실장(secretary Phil Gaetjens)에게 장관행동강령(ministerial standards) 위반 여부를 조사하도록 의뢰했었다.

1일(토) 밤 총리에게 전달된 보고서는 “맥켄지 상원의원이 빅토리아 북동부의 한 사격 클럽인 왕가라타 클레이 타겟 클럽(Wangaratta Clay Target Club) 회원권 소유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관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포츠 지원금 배분이 백중 지역구 또는  타겟으로 정한(연립 승리를 희망한) 선거구에 부당하게 영향을 주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리슨 총리는 2일(일) 오후 “총리실 조사 결과, 브리지트 상원의원이 장관행동강령을 위반했기 때문에 농업장관직을 사퇴할 것”이라면서도 “스포츠 지원금이 백중 또는 타겟 지역구에게 부당한 영향을 주었다는 증거는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곧 이어 브리지트 상원의원은 장관직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어떤 개인적 이득을 취한바 없지만 사격 클럽 회원권을 신고하지 않은 실수를 인정한다면서 각료직에서 사퇴했다. 
국민당 대표인 마이클 맥코맥 부총리는 “4일 국민당 의원 총회 때 신임 당 부대표 선출을 논의할 예정이며 그때까지 내가 농업장관직을 겸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육장관 시절 브리지트 맥켄지 상원의원이 왕가라타 사격클럽을 방문했고 곧이어 지원금을 할당했다

총리실 비서실장의 조사 보고서는 지난 총선 직전 맥켄지 전 체육부 장관이 1억 달러 상당의 스포츠 단체 지원금 중 상당액을 의도적으로 백중 지역구나 연립 여당 후보가 승리하기를 바랐던 선거구에 집중 배분했다는 감사원 보고서(National Audit Office report)와는 중요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감사원은 맥켄지 전 체육부 장관이 지원금 배분에서 정부 산하 기관인 호주체육회(Sport Australia)의 필요성에 근거한 평가 건의를 무시한채 장관 재량을 앞세워 독단적으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맥켄지 상원의원에게 사격클럽 회원권을 무료로 기부한 왕가라타 사격클럽은 총선 석달 전 2019년 2월 3만6천 달러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 클럽이 포함된 인다이 선거구(Indi)는 무소속 의원이 당선된 백중 지역구로 국민당 후보의 승리를 간접적으로 돕기위해 총선 3개월 전 사격 클럽에 이같은 지원금을 배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맥켄지 장관이 사임했지만 이번 주 시작하는 의회에서 야당은 이 스캔들로 모리슨 총리와 연립 여당에 대해 거센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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