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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일보 인터뷰] 이백순 주호주대사‘대변환 시대의 한국 외교’ 신간 출간
고직순 기자 | 승인 2020.04.08 18:15

“북핵문제 과도 집중 지양 필요”
대격변기 사전 대비 중요성이 집필 동기  
“미국 일방 의지 탈피, 자체 역량 키우며 창의적 외교정책 펼쳐야“

이백순 주호주 대사

이백순 주호주 대사가 3월초 신간 ‘대변환 시대의 한국 외교’를 출간했다. ‘포스트 팍스 아메리카나와 우리의 미래’란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는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이중적 의존성’ 딜레마를 안고 있는 한국이 ‘전략적 공간’을 잘 이해하고 새로운 국제 질서형 안보 관계를 설정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랜 외교일선에서의 현장 경험을 통해 터득한 정확한 분석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호주도 ‘안미경중’의 이중적 의존성을 공유하는 나라라는 점에서 저자의 제안은 호주 외교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

 서평에서 최병일 교수(이대 국제대학원,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는 “대격변기에 돌입한 국제 정세에서 한국이 생존과 번영을 모색할 수 있는 성찰을 던져주는 등불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대사의 신간 ‘대변환 시대의 한국 외교’

다음은 저자 이백순 대사와 일문일답. (코로나 사태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역설적이지만 코로나 사태에 대한 한국의 대응방식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대혼란의 시대’를 겪으면서 한국 외교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제 책 제목에서 보듯이 앞으로 다가올 시대를  '대변환 시대'라고 예상하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이 대변환의 과정이 더욱 촉진되리라 봅니다. 지난 75여년간 전 세계질서를 구축하고 유지해온 미국의 패권국으로서 지위가 쇠퇴되어감으로써 앞으로의 세계는 이전의 세계와 다른 세계가 될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데 이는 세계 제일 선진국이자 강대국으로서 미국, 과거의 미국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경찰 역할을 하면서 다른 나라가 전쟁이나 자연재해를 당할 때 개입하여 도와주곤 하던 미국이 자신의 방역문제도 해결 못해 심각한 위기에 빠져 들어간다는 것은 미국이 과거의 미국이 아니라는 점을 반증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서방 우방국간 마스크 쟁탈전이 벌어진 것을 보면 각국은 국제협력 보다는 자국 우선주의를 더 강화할 것이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각자도생, 자기 살 길은 자기가 찾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의 외교, 안보도 남에게, 또는 미국에게만 일방적으로 의지하지 말고 우리 자체역량을 키우고 우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국가들과 연대하는 창의적 외교를 펼쳐 나가야 합니다.”

한호 양국 ‘안미경중 이중 의존성 딜레마’ 공유 
미.중 예의주시하며 ‘한국 입장’ 제어, 조정해야

▲ 국제 사회의 질서가 변동하는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데 미국과 중국의 중간에 끼어 있는 한국은 어떤 외교정책을 펼쳐야 하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앞으로 상당기간 미•중간 전략적 경쟁관계가 심화되어 나갈 것입니다. 호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안미경중, 즉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이중 의존성의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호주는 단기적 경제이익보다는 장기적 국가이익을 더 우선시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호주정부는 미국과 중국사이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접근법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각 사안별로 우리 종합적 국익관점에 입각하여 유.불리를 검토하여 그 사안에 맞는 바른 결정을 그때그때 내려야 합니다. 결정을 지연하고 상황에 밀려가다 어느 순간에 양자택일의 순간에 직면하는 상황을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중 관계도 계속 유동적으로 변해갈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우리 입장을 미리 결정할 것이 아니라 양국관계와 양국이 스스로 변해가는 과정을 면밀히 주시하고 이에 따라 우리 자세를 계속 제어, 조정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 대사님의 신간 ‘대변환 시대의 한국 외교’를 통해 가장 전달하고 싶은,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를 요약한다면?  

“지난 30여년간 우리 외교의 많은 노력과 자원이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집중된 면이 있습니다. 물론 이 문제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문제 해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질서는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는 여력과 인식이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과거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은 국제정세의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미리 감지하지 못하고 국내 문제에 몰두하거나 과거 세계관에 집착하였던 관계로 국난을 여러 번 당한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대변환기, 격변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변화를 잘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이것이 이 책의 집필 동기입니다.“


한호관계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곧 격상 예상

▲ 주호주 대사 부임 직후 인터뷰에서 한호 관계의 격상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어떤 방식/형태로 격상이 필요하다고 보는지요? 

“한국과 호주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이중 의존성의 딜레마'라는 운명을 공유하고 있는데다 같은 중견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협력해 나가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양국간 경제협력 및 과학기술협력 분야도 아주 많습니다.
두 나라는 지금도 서로 다툴 일이 전혀 없는 자연적인 협력 파트너입니다만 앞으로 변해가는 국제정세를 감안할 때 협력해야 할 분야가 더욱 많은 동반자입니다. 그래서 21년 전에 맺어진 '발전하는 파트너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공감대는 지난 2년간 양국 조야에 널리 형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조만간 적절한 시점에 양국 관계가 격상될 것으로 봅니다.”

▲ 한국 대통령의 마지막 호주 국빈방문이 벌써 10년 이상 지났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양국간 정상 방문 외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예측이 어렵겠지만 언제 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나요?    

“양국 지도자 간에 그리고 정부 간에 정상방문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작년부터 적절한 시기를 계속 검토해오고 있습니다. 지금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각국 정상 방문 행사 일정이 재조정 되는 가운데 있어 현 시점에서 언제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머지않아 정상 방문이 현실화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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