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자형 회복 예측은 올해 -10%, 내년 +2.6%  

호주 4대은행 중 하나인 내셔날호주은행(NAB)이 코로나 충격으로 올해와 내년 호주 집값이 최악의 경우 30%(누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NAB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고객들의 채무 불이행 비율이 높아질 것을 대비하기 위해 작성됐다.

27일 NAB는 은행의 6개월 실적 보고서에서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단기 회복을 의미하는 ‘V자형’ 반등과 장기 불황 후 회복되는 ‘U자형’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보고서는 V자형 시나리오에서 올해 실업률이 급등하면서 집값이 10% 하락한 후 2021년 2.6%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경기 침체를 상정한 U자형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0년 집값 20.9% 폭락 후 2021년 11.8% 추가 하락, 2022년 2.5% 소폭 상승으로 예측됐다. 

NAB의 부동산 가격 분석은 이달 초 코먼웰스은행이 시드니와 멜번의 집값이 향후 6개월 동안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후 나왔다.

NAB의 숀 둘리 최고 위기관리책임자(chief risk officer)는 “두 시나리오의 차이는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 성장에 미치는 타격의 정도를 다르게 예상했기 때문에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각한 경기 침체 시나리오(U자형)는 전 세계 GDP가 크게 줄어든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졌다. 따라서 호주 상품과 서비스 수출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여 실업률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다. 그 결과 경제는 더 나빠지고 집값도 악영향을 줄 것”라고 예측했다.

전문 투자 회사인 피엠 캐피탈(PM Capital)의 우데이 체루부 펀드매니저도 실업률 악화가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단기적으로 집값이 10 %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떨어진 집값이 얼마나 빨리 반등하느냐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NAB의 로스 맥키완(Ross McEwan) CEO는 “V 자형 또는 U 자형 시나리오 중 어떤 결과가 현실화될지는 모른다. V자형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은행은 최악의 상황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배당금을 삭감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추가로 35억 달러를 유입하기로 해 주목을 받았는데 “NAB와 같은 은행은 어떤 상황에든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향후 경기 전망을 불확실하다고 전망했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은행의 부실채권에 대한 결정을 볼 때 보다 낙관적인 ‘V자형’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은행들은 피해 고객들에게 대출 상환을 최대 6개월까지 연기해 주고 있다. NAB는 265억 달러 규모의 융자금에 대해 7만 건의 주택 대출 상환 연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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