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호주 미국 영국 중국 
한국학 교수, 인권단체 활동가,
탈북민 운동가, 시드니 동포 등 20명 참여  
“대북전단살포 중단해야” 한목소리 
최승철 “남북 이해, 존중할 때 평화통일 가능”  

한국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하여 6월 25일(목) 오후 남북관계를 조망하는 특별한 웹 세미나가 호주에서 열렸다.

멜번대학의 송지영 교수(한국학), 박성식 멜번한국어학교 이사장이 기획한 온라인 세미나는 줌(zoom)을 통한 웨비나 형태로 진행됐다. 멜번, 시드니, 하와이, 맨체스터, 베이징 등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는 한국학 교수, 인권 관련 국제 비정구기구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날(Amnesty International) 활동가, 시드니한인교육문화센터 회원 등 20여명이 참여해 현재 남북관계와 전망에 대해 열띤 토론을 전개했다.   

웹 세미나 주제

〈The Korean War and North Korea Today featuring Pyongyang  perspectives〉라는 주제로 진행된 1부에서 송지영 교수는 한국전쟁 당시 사진들을 보며 처참했던 전시상황을 회고한 뒤 최근의 대북전단살포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경색 국면에 접어든 남북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1부에는 송 교수의 제자들이 참여해 남북문제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 질문하고 한반도 통일을 위한 점진적 방안에 대해 토론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북한인권단체인 ‘징검다리’의 공동대표인 박지현씨(탈북민)는 “미국과 남한에 대한 적개감이 북한교육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며 “현재 남북관계 발전에서 신뢰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국제앰네스티 영국지부로부터 용기있는 인권운동가로 선정된 바 있다. 

 2부는 〈한국전쟁과 2020년의 한반도: 코로나19. 대북심리전, 아직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2002년 탈북 후 5년간 한국에서 지낸 뒤 현재 영국에 정착한 최승철 한겨레학교 운영이사가 남북관계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전했다. 

송 교수가 “객관적이고 통찰력있는 아젠다를 갖고 있는 탈북민”으로 소개한 최 운영이사는 영국에서 2017년까지 탈북주민단체 ‘재영한민족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올바른 정체성 수립을 최우선으로 하여 탈북민 지원에 힘쓴 바 있다.

2부에서는 대북전단살포에 대한 토론이 전개됐다. 대북전단살포가 내용면이나 비용면에서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시드니한인교육문화센터 회원들은 “대북전단살포는 2018년 판문점선언에도 위배되는 행위”라며 “살포한 단체들이 의도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살포행위를 지원한 세력이 누구인지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후 ‘우리의 소원은 정말 통일인가?’의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송 교수는 “젊은 층 다수가 남북통일에 대해 미온적이고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도 통일 대신 양국 체제를 인정하고 ‘공존하자’는 의견이 개진되기도 한다”며 토론을 이끌었다.

한국 전쟁 당시 호주군과 인연을 통해 60년대 초반 호주로 이민을 와서 양국 우호 증진에 큰 기여를 한 고(故) 최영길 전 시드니한인회장

최 운영이사는 “개개인의 이익을 떠나서 민족공동체적인 큰 틀에서는 통일이 국가적 이익, 특히 한국에 있어서 큰 이익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개성공단을 인용했다. 그는 또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 국면의 핵심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이라고 지적했다. “2018년 판문점 선언을 통해 군사적 행동 전면중지를 약속했음에도 지속적인 연합훈련이 진행되면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군사훈련을 위해 비행기를 하나 띄우면 북한에서도 대응해야 한다”며 “한국은 군사훈련에 필요한 군비를 마련하는 것이 용이하겠지만 북한은 비행기 경유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특히 7, 8월은 농번기여서 트랙터나 수확기에 사용될 경유를 확보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군사훈련을 해버리면 북한은 그에 대응하느라 경유를 소비하고 1년 수출액에 상응하는 군비를 지출해야 한다. 그런 상황을 알고 있는 한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군사훈련을 진행함으로써 북한을 큰 어려움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최 운영이사는 설명했다. 

그는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한국이 사과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하며 특히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제안했다. 남과 북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이해, 존중할 때 남북평화통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전망한 최 운영이사는 현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북한 바로 알기’ 활동을 하고 있다. 

핀란드 한글학교의 한희영 교장은 유럽 언론에서도 대북전단살포 뉴스를 전하며 ‘끝나지 않은 이데올로기 전쟁’이라는 관점으로 남북관계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으며 우리가 지난 역사를 돌아보는 노력과 동시에, 특히 해외에 사는 동포로서 우리의 자리에서 남북 평화증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미래지향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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