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560여명 노인 요양시설에서 숨져 

빅토리아에서 코로나에 감염돼 입원 후 8월 중순 병원에서 숨진 존 & 시빌 비어든 부부의 생전 모습

코비드 바이러스에 감염돼 요양원에 거주하던 노부모를 잃은 빅토리아 자녀 부부가 사인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여성은 앞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요양원의 대처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즈 비어든(Liz Beardon)은 지난 8월 멜번 교외에 위치한 메나록 로즈힐(Menarock Rosehill) 요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 집단 발병 사태 때 부모를 모두 잃었다.

리즈는 요양원이 확진자 가족에게 정보를 제때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요양원의 코로나 감염 사례가 8월 1일 언론을 통해 처음  공개된 후 리즈는 매일 시설에 전화를 걸어 부모의 안부를 물었다.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던 요양원은 8월 3일 다시 전화를 건 리즈에게 총 40건의 감염 사례가 나왔으며 그녀의 어머니인 시빌 비어든(Cybil Beardon)도 확진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리즈는 어머니의 병원 이송을 요구했고 최소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격리시켜 달라고 말했다. 노부모는 요양원에서 같은 방을 사용했다.

8월 3일 저녁, 리즈의 아버지 존 비어든이 말번(Malvern)의 카브리니(Cabrini) 병원으로, 어머니는 5일 이송됐다.

이송 후 리즈의 어머니는 며칠간 회복세를 보이며 안정을 되찾는 듯했지만 곧 악화됐다. 아버지도 8월 14일 양성 반응을 보인 뒤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어 갔다.

존은 8월 17일 오전 6시, 시빌은 8월 18일 오후 8시 30분  각각 숨졌다.

리즈는 메나록 로즈힐 요양원의 방역 상태가 원래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녀가 7월 8일 요양원을 방문했을 때 직원들이 안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리즈는 바로 요양원에 이메일을 보내 자세한 방역 절차에 대해 문의했고 직원들이 다른 요양원과 교차 근무를 하지 않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요양원은 일주일 후 답변을 보내 모두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지만 직원들이 다른 요양원에서도 근무하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리즈는 “나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요양원에 유입되었는지 알고 싶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9월 7일 현재 호주 사망자 762명 중 노인 요양 시설에서 나온 사망자가 562명에 이른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7월과 8월 요양원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실시해 기준 미달의 시설 20곳을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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